인생의 황혼기,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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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황혼기,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특집 가정의 달 특집 - ④ 부부상담 전문가 송수식 박사를 통해 바라본 아름다운 ‘노년부부의 삶’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5.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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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사회가 되면서 결혼생활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노후생활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배우자인 만큼 노년기 부부가 행복한 부부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비결은 무엇인지 정신건강의학과 송수식 박사를 통해 들어보았다. 

평균 수명 연장·여성 지위 향상으로 황혼이혼 증가 

#할머니는 자신을 위해 꽃을 꺾어온 할아버지에게 “당신 인물이 훤하네요, 난 폭 늙었지만 당신은 안 늙었어요”라며 할아버지 귀에 꽃을 꽂아준다. 이것은 2014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의 한 장면이다. 영화는 76년 동안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사랑과 생의 마지막 일상을 그려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최근 황혼이혼, 졸혼 등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영화 속 노부부처럼 부부의 인연을 맺어 평생을 같이 즐겁게 지낸다는 의미의 ‘백년해로(百年偕老)’는 점점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미국 CNN·NBC 방송 등은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이 미국에서 황혼이혼 유행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황혼이혼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기간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전년보다 10.8% 급증했으며 이혼한 부부 10만 6500쌍 가운데 황혼이혼이 37.2%에 달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인구 자체가 늘어나고 있고 평균 수명 또한 높아져 자녀가 성인이 되거나 결혼을 한 후에 이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앞으로 황혼이혼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좌)송수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사진/ YTN뉴스 캡처

부부 상호 기대의 차이에서 문제가 발생

지난주 기자는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송신경정신과 송수식(80) 원장을 만나 황혼기 부부가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송 박사는 1994년부터 KBS 아침마당의 부부탐구 코너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10여년을 부부문제 전문가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과거에는 결혼이 인생의 기반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개인의 발전을 먼저 추구하기 때문에 결혼은 그 다음이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능력이 커진 영향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스스로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수식 박사는 지금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가진 부부들을 상담하면서 부부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을 서로 간 기대의 차이로 짚었다. 그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 부부가 되면 인생의 발전을 위해 상대방에게 갖는 기대가 있다. 아내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고 남편은 아내가 남편의 위신과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란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과잉 기대나 잘못된 기대를 가지면서 그것이 충족되지 않고 무너지면 배우자를 비난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30, 40년 산 부부가 서로 간섭하고 잔소리하며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부부싸움을 해도 삶의 즐거움이 더 많아 나중에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면 그게 행복한 부부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2020년 혼인 기간별 이혼 건수

상대를 존중·배려하는 마음이 필요

은퇴 후 노년의 삶에서 배우자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그렇다면 노년기 부부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 송 박사는 먼저 존중과 배려를 꼽았다. 그는 “배려는 배우자의 마음을 읽으려는 자세다.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다고 해서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네’ 하며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이 결국은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이어서 “젊은 세대는 인생에서 자신을 중심에 두고 계획을 세워 하나씩 달성해 나갈 때 성취감을 얻고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노년기 부부는 다르다. 내가 중심이 아닌 상대방이 기뻐할 때 같이 행복을 느끼는 것이 오랜 세월 함께한 부부의 사랑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나이 들고 늙었으니까 적당히 살려고 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배우자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나의 인생을 사는 것도 필요하다. 운동을 하거나 무엇을 배우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맞아 앞으로 더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하는 삶의 동반자인 ‘부부’, 이제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년기 부부관계에 대해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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