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미사리 라이브카페 거리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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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미사리 라이브카페 거리 지금은?
포커스 2000년대 초반까지 문전성시 이뤘지만 대부분 사라지고 이제 3곳 정도만 남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9.2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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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LED 스크린과 첨단 음향시설 갖춘 수준높은 공연장 | DOME676 외부 전경

한때 경기도 하남 미사리 라이브카페촌은 매일 밤 불야성을 이뤘다. 그런데 이제는 대부분의 카페가 문을 닫고 3곳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미사리는 화려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7080세대의 추억이 서려있는 장소 미사리를 찾아가 보았다.

가수들의 생음악 들을 수 있었던 추억의 명소 

“12시가 되어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가수 송창식이 나와 ‘고래사냥’을 부르면 박수와 환호가 멈추질 않았다” 1990년대 후반 경기도 하남 미사리 라이브카페촌은 국내 라이브카페의 중심지였다. 당시 이곳에서는 송창식, 이치현,소리새, 해바라기 등 70~80년대를 주름잡던 가수들의 생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미사리에 라이브카페촌이 형성된 것은 1990년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가수 전인권이 ‘전인권클럽’이라는 라이브카페를 연 것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자리잡기 시작한 라이브카페는 199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올림픽대로를 지나 하남시로 접어들면 국도를 따라서 수십 곳의 라이브카페가 줄을 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미사리 주변으로 라이브카페만 약 80여곳이 영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리 라이브카페는 음악팬들이 방송에서 만나기 힘들어진 가수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지만, 데뷔를 꿈꾸는 무명가수들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박강성, 추가열 등은 미사리가 배출한 대표적인 스타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쯤 미사리 라이브카페가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고 3곳만 남아 쓸쓸히 추억의 장소를 지키고 있었다.   
 

(상)가수 목비의 노래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관람객들
(하)열창 중인 가수 송창식

업소 간 과다 경쟁이 쇠퇴의 주요인

지난 주말 기자는 미사리에 남아 라이브카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DOME676’를 찾아갔다. 90년대 중반 ‘록시’로 불렸던 이곳은 지난 8월  ‘DOME676’이라는 이름으로 재오픈했다. 카페에서 만난 김창국(46) 대표는 “한때 엉클톰, 벤허 등 쟁쟁한 라이브카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와 ‘윤시내의 열애’, ‘쉘부르’ 정도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 화려했던 미사리가 갑자기 쇠락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카페 간의 과도한 경쟁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카페들이 섭외 경쟁을 벌이다보니 가수들의 몸값이 올라갔고, 결국 경영 부담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대중음악 트렌드가 바뀌면서 포크 음악의 인기는 사그라든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또 2009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미사리를 지나 춘천이나 양평을 가던 차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송창식, 민해경 가수 등의 공연과 다양한 신인 아티스트들 무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 싶다. 나아가 음악만 있는 라이브카페가 아니라 북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가장 큰 바람은 가수와 팬들이 사랑하는 장소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사리 카페 거리 새로운 변신을 준비 

기자가 찾아간 날 DOME676에서는 포크 음악의 대부 송창식의 공연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멀리 밀양에서 온 팬들이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카페에 찾아와 있었다. 저녁 7시 30분이 되자 본격적인 라이브 공연이 시작됐다. 첫 무대는 관객들의 신청곡으로 채워졌다. 이문세 ‘옛사랑’, 김광석 ‘먼지가 되어’ 등이 들려오자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과천에서 온 김종학(52)씨는 “노래를 듣다보니 옛 추억이 떠오른다. 역시 라이브 공연은 삶의 기쁨과 활력을 주는 매력이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하남시(시장 이현재)는 미사섬 일대에 복합문화공간 ‘K스타월드’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K팝 전용 공연장, 영화제작 스튜디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인들은 하남에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면 미사리 라이브카페촌에 이은 새로운 공연문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 초에는 조영남, 남궁옥분, 최성수 등의 가수들이 하남시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기자가 가본 미사리는 추억의 장소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 이제 미사리가 다시 한번 음악으로 우리를 설레게 하는 장소가 되길 많은 음악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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