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로운 노동조합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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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로운 노동조합이 필요한 시대
포커스 진영논리 벗어나 오직 노동자의 환경을 생각하는 ‘새로고침’ 노조 출범~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4.04.1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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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2기 김명호 의장 사진/ 오병욱 기자

대한민국 근로자 수는 약 2천75만명. 그러나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내의 양대 노총은 근로자들과 멀어진 지 이미 오래다. 이에 노동조합의 본질과 시대에 부합하는 노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새로고침 노동조합’이 출범해 화제다. 

양대 노조의 정치·이념적 성향과 차별돼 주목

지난해 2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이하 새로고침)’가 공식 출범했다. 새로고침은 출범 당시부터 기존 노조와 차별성을 강조해 주목받았다. 이들은 기존의 양대 노조가 띤 정치·이념적 성향이 아닌 노조의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새로고침은 공정과 상식, 자율성과 투명성, 그리고 수평적 구조 등 노동조합의 본질을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임금, 복지 등 그들의 권익과 처우 개선 문제에만 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출범 당시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해 금호타이어, 부산관광공사 등 8개의 노조가 함께 했으며 1년 사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합류해 현재 17개 노조, 약 1만여명이 가입했다. 
최근 새로고침 2기 의장으로 선출된 LG유플러스(자회사) 김명호(42)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고침의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의 양대 노조가 과연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인가에 대한 의문과 양대 노조가 중소기업이나 특수노동직 등 소외된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컸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범 당시 새로고침이 MZ세대 중심이며 사무직 중심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연령대도 다양하고 현장직군 가입자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발대식 모습 |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최한 공감소통 토크콘서트(2023.8) 

기존 노조 단체협약, 자유시장경제 질서와 달라

김 의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지금의 성격을 띠고 있는 데에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에 많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또 당시 우리사회에 이념적 요소가 강했기 때문에 운동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노조는 사실 이념적 색채가 짙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비난을 받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공정과 상식, 투명성 등으로 노조의 가치를 변화시키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방법과 똑같은 사상으로 정치권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도 노조를 이용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보니 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비판 수위를 높인 김 의장도 한때는 민주노총에 몸담았었다. 그가 그곳을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이념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의장은 “한 예로 기업 내 민주노총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자세히 보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체제에 위배된다. 일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똑같이 분배받는 형식의 임금협약이다. 내가 속한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과거 AS 기사님들이 홈서비스를 할 때 한 가정 당 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당을 받았는데 고정임금체계로 바뀐 뒤부터 얼마를 일하든지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결국 현재 LG유플러스 홈서비스 생산성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 LG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그런 조항을 만들어서 임금협약을 체결한다. 산업자체를 공산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향후 제도권 내 활동 위해 총연합단체 준비

새로고침은 작년 한해 서울시 보조금 사업으로 무료노무상담을 진행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수많은 근로자들이 새로고침의 이 사업에 문의를 했고, 새로고침은 이들을 노무사와 연결시켜 법률 상담 및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 바 있다. 김 의장은 노동시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어려움에 처한 많은 근로자들이 ‘하소연할 곳이 어디에도 없었는데 자세히 상담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후기에 큰 보람을 느껴 올해도 이 같은 사업을 확장시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경우 노조 가입을 보험처럼 생각하고 직장에서 해고당하면 냉정하게 그 사유를 묻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노조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협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해고당하면 보통 상사의 지시에 순응해버리거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보다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라며 이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조에 대한 인식변화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조’ 하면 머리띠 두르고 투쟁하는 단체로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고침은 어떤 노조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80%의 노동자들, 즉 50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의 복지와 권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한해 노란봉투법, 주 60시간 근무시간 제도 등 노동자 관련 제도 변화에 토론회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향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같은 제도권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총연합단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의 새로운 행보가 기대된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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