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바뀌니 학교가 달라졌다” 시골학교의 이유있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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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바뀌니 학교가 달라졌다” 시골학교의 이유있는 부활
연재 참인재교육 시리즈-② 남해해성고, 학생들의 자율성과 이타심 육성에 집중 폐교 위기 학교에서 지역 명문으로 탈바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7.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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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멘토링 후 학생들과 기념촬영 중인 신종찬 교장 (아래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2. 농장체험 중인 학생들 3. 학생들이 토론하는 모습
4. 재학생들이 모교를 방문한 졸업생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근 달라진 인재상과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폐교 위기 학교에서 지역 내 명문 학교로 변신한 경남 남해군 ‘남해해성고’ 사례를 통해 미래 학교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농어촌 학교 폐교 위기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등학생 수는 약 130만명이다. 2011년 194만명에 비하면 10년 사이 30%가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는 농어촌 지역일수록 특히 심하다. 요즘 지방 소도시에서는 정원이 충족되지 않아 폐교되거나 도심지 학교와 통폐합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에 있는 ‘남해해성고등학교’ 역시 한때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 중 하나였다. 2000년대 초반 지역 내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전교생 수가 150명 미만으로 줄었다. 그런데 현재 남해해성고는 경남지역에서 손꼽히는 명문으로 탈바꿈했다. 폐교 위기 학교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남해해성고 교사들을 만나보았다.
장동호(51) 입학홍보부장은 “폐교 위기가 있었지만 2004년 어렵게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학교의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학생 모집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6년 재단이 변경된 이후 적극적인 시설투자와 차별화된 장학제도가 마련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경쟁력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전 교직원이 전국의 유명 학교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대도시 학교에 맞춘 프로그램이 많아 우리 학교에 도입하기 쉽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교직원 전체가 머리를 맞댄 결과 마침내 남해해성고만의 독특한 교육체계와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교는 제2의 가정, 학생들과 소통시간 늘려 

남해해성고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멘토링’이다. 교직원 1명이 학년별 3명의 학생(총 9명)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어 학교성적과 대학입시는 물론 학교생활에 대한 다양한 멘토링을 진행한다. 이병희(46) 교무기획부장은 “270여명의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월 1회 집에 다녀온다. 그래서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들이 학교는 집, 교사는 제2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 학교는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어느 학교보다 길다. 현재 9명의 교사가 학교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다. 교장, 교감 선생님 역시 학교 내 별관과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또 매일 8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야간학습을 지도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하루하루를 매일 온라인 카페를 통해 부모님들과 공유한다. 교직원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에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무보가 연결된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남해해성고는 CEDA토론(교차조사 토론), 성장형 마인드셋 함양 등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살아있는 학교가 목표

남해해성고 신종찬(61)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살아있는 학교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교직원들이 꿈을 가진 인재,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이타심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철학과 비전을 전했다.
기자는 남해해성고 교사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학교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문화란 △교사와 학생이 함께 공유하는 신념과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학교 시스템의 총합을 말한다. 교사와 학생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독특한 행동과 분위기 같은 것들이 일종의 학교문화다. 
이병희(46) 교무기획부장은 “우리 학교의 독특한 문화 중 ‘라운딩’이라는 것이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학생들끼리 함께 운동장을 걸으며 대화하는 것인데 교사들이 시킨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로써 친구, 선후배 간에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서로 공감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각자 공부하면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큰 배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남해해성고 교사들은 지금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한편 지역 내 부족한 교육 인프라, 자주 바뀌는 교육제도와 정책 등이 늘 아쉽다고 말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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