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속에 담긴 부산의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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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속에 담긴 부산의 역사 이야기
Goodnews BUSAN 77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8.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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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광복, 아미, 대변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동네들이 많다. 그 지명 속에는 우리의 역사와 조상들의 애환이 서려있고 또 어떤 지명은 신라시대까지 그 유래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부산 지명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광복동과 비석마을

올해로 광복절 74주년을 맞았다. 광복절과 관련된 지역은 중구에 위치한 ‘광복동’이다. 원래 동래군 부산면이었던 이곳이 광복동이 된 사연은 이렇다. 일제강점기 일본과 가까운 항구지역이자 당시 부산의 중심상권이었던 이곳에 많은 일본인들이 거주하였다. 특히 일본단독조계(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리는 구역)가 형성되어 일본인들이 더욱 많이 몰렸다. 하지만 해방 후 대부분의 일본인이 이곳을 떠나면서, 일본인들로 북적이던 곳에서 조국의 광복을 맞았다는 의미를 담아 광복동으로 지명을 변경하게 되었다.
서구에 위치한 아미동 ‘비석마을’에는 조상들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원래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다. 해방 이후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아무도 돌보지 않던 공동묘지에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어떻게든 삶을 꾸려야 했던 그들은 공동묘지 위에 터를 잡고 그곳에 방치되어 있던 비석들로 집을 세웠다. 무덤 위를 밟고 산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 마을에는 그만큼 절박했던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지금도 묘지의 비석들이 계단과 담장의 부재(사진)로 사용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름이 바뀐 대변초등학교와 절영도

한편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이름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기장 대변리(大邊里)에 위치한 대변초등학교이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100곳 중 하나인 대변항은 기장멸치와 기장미역의 생산지이다. 대변마을은 조선 중기 때부터 사용된 이름이다. 이곳에 대동고(大同庫)가 있어서 대동고변포(창고 주변 항구)로 호칭되다 ‘대변’으로 줄여서 부르던 것이 지명으로 정착했다. 하지만 현대에 접어들면서 이곳은 이름으로 많은 오해를 받아오고 있다. 특히 대변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똥학교에 다닌다’고 놀림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재학생들과 교사, 졸업생, 학부모들은 시민 4000명으로부터 학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을 받았고, 현재는 용암초등학교로 교명을 바꾸었다.
부산 남쪽에 위치한 섬 지역 영도는 절영도(絶影島)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곳은 신라시대부터 조선조 중기까지 나라에서 경영하는 국마장(國馬場)으로 활용되면서 이곳에서 많은 명마들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길러진 천리마가 달리면 그림자가 못 따라 올 정도로 빠르다 하여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붙여 절영도라 불렸다. 현재는 두 글자로 이루어진 지명을 선호하는 한국의 문화유형과 단순화를 지향하는 지명 제정 동향이 ‘절영도’를 ‘영도’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부산/ 신은비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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