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보다 못하다고? 개성 넘치는 부산 사투리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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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보다 못하다고? 개성 넘치는 부산 사투리의 재발견
Goodnews BUSAN 769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07.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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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에 비해 품위가 떨어진다고 인식된 사투리가 이제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언어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공공정책의 이름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이 중 부산의 사례를 알아보았다.

지역 문화 다양성 인정하며 사투리 인식 변화

지난달 광주의 무인공공자전거 명칭이 시민선호도 조사결과 ‘타랑께’로 결정됐다. ‘타라니까’의 전라도 사투리인 타랑께는 전라도의 지역색이 확실히 나타나면서 친근한 명칭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부터 대전광역시가 운영하는 시민 공영자전거 이름은 ‘타슈’다. 그동안 사투리는 표준어에 비해 품위 없는 언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주로 깡패들의 거친 이미지를 부각시킬 때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방송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사투리는 개인의 개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우리 선조들은 방언에 편견을 갖지 않았다. 서울말이 공식적으로 표준어가 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1936년 조선어학회 주도로 발간된 ‘조선어 표준말 모음집’에서 처음으로 서울말에 표준어 자격을 부여했다. 이후 문자보급운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훗날 한국 문화계를 이끌어 가면서 표준어가 계몽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반면, 사투리는 품위 없는 말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서울대 국문학과 정승철 교수는 저서 <방언의 발견>에서 “사투리 사용은 문화적 다양성의 척도이며, 표준어를 제도로 강제하는 것은 인권 침해를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생활 속 고유명사로 자리잡은 부산 사투리

사투리가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부산시는 각종 정책명에 사투리를 활용하고 있다. 우선 출산지원금, 영유아보육료 지원, 아동수당, 입학축하금 등 출산장려정책의 각종 지원금을 일컬어 ‘아주라지원금’이라 한다. ‘아주라’라는 말은 부산사직야구장에서 홈런볼이 날아왔을 때 그 공을 ‘아이들에게 주라’는 의미로 관람객들이 한 목소리로 “아주라! 아주라!”라고 외치는 관행에서 탄생했다. 또 부산 곳곳의 언덕배기 마을에 운행하는 버스 이름은 ‘만디버스’이며,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이 경상도지역 카드사용자들을 위해 만든 카드 이름은 ‘단디카드’이다. ‘단단히’의 경상도 방언인 ‘단디’는 ‘꼼꼼히, 확실히, 잘’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특히 사투리의 금역이었던 뉴스가 아예 사투리로 진행되기도 한다. 부산시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붓싼뉴스’가 그것이다. 뉴스는 표준어를 써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아나운서의 진행은 물론 자막까지 부산 사투리로 제작된다. 최근에는 모델 겸 영화배우 배정남(36)씨가 ‘시민이 뽑은 부산시 홍보대사’로 선정되어 붓싼뉴스를 녹화하기도 했다.
부산/ 조현진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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