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 이제 귀한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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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이제 귀한 에너지다
기획 [기획특집] 울산시, 소각장 폐열로 스팀 생산해 각 기업체에 공급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10.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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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이나 생활 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이나 폐수 등의 폐자원은 버려지기 쉽지만 잠재 에너지로 쓰일 가능성이 많은 자원이다. 울산 성암소각장은 지자체와 기업체의 협업을 통해 폐열 재활용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에너지 절감 방안 연구 중 성암소각장에 주목

우리나라 곳곳의 산업 현장에서 에너지의 소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은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폐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알려지면서 지자체 및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최근 소각장 폐열 활용, 음폐수(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매립가스 회수 시설 등 폐기물을 자원화 하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감 방안을 연구하던 중 관내에 있는 성암생활폐기물소각시설(성암소각장)을 주목했다. 시는 성암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스팀 가운데 시설 운영에 필요한 양을 제외한 나머지를 기업체에 공급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근 기업체와 스팀 공급계약을 체결, 공급을 위한 배관을 설치했다. 이에 2008년 3만 6000톤을 시작으로 지금은 매년 30만 톤 이상의 스팀을 인근 기업체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총 244만 5000톤의 스팀을 공급했으며 그 결과 울산시는 666억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기업체 또한 필요한 스팀을 싼 값에 공급받아 지금까지 520억 원을 절감했다. 

시는 재정 수익 확보, 기업체는 생산원가 절감 효과

일반적으로 소각장 하면 악취가 심하고 미관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자가 찾은 울산 성암소각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한 미관에 냄새도 많이 나지 않았다. 
현재 이곳에서는 △효성 용연 2공장(2008년 6월) △효성 용연 1공장(2012년 10월) △하수슬러지소각장(2017년 7월) △삼우스틸(2017년 11월) 등 4곳에 스팀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공급받은 스팀은 각 기업체의 배관이나 시설물 속 원료의 온도를 높이는 등 생산 시설의 필수 동력원이 되고 있다. 울산광역시 생활폐기물소각시설사업소 김민수 소장은 “기업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스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생산원가를 절약하고 있다. 시는 버려지는 폐자원을 재활용해 재정 수익을 확보하며 지역경제에 효자 역할을 하는 등 자치단체와 기업체 간 상생(相生)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입지적 특성도 한몫을 한다. 일반적으로 도심에서 대규모 소각장은 대단위 신규 택지 개발 조성계획으로 지역난방공사와 함께 건설되어 소각폐열을 아파트 및 빌딩의 난방용으로 공급한다. 반면 중소규모 소각장은 님비현상을 피해 주거지와는 멀리 떨어진 곳에 건설된다. 그런데 성암소각장은 울산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의 용연지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인근 공장으로 스팀을 제공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울산시는 용연공단에 위치한 ㈜바커케미컬 코리아 공장에도 2019년 3월부터 스팀을 공급할 예정이다.

유럽은 이미 폐열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는 버려지는 폐열을 활용하는 설비가 보편화되어 폐열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덴마크는 전력수요의 절반 가량을 회수하고, 핀란드는 폐열의 39%, 러시아는 31% 정도를 회수해 재활용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덴마크는 80년대부터 폐열발전을 권장했고, 프랑스는 에너지 절감 및 열사용에 관한 법을 제정하고 원전에서 나오는 폐열을 지역난방과 원예, 양식, 화훼 등에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확보 노력이 심화되고 친환경 녹색성장에 대한 각 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울산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열을 공공시설과 주거시설에 사용하고 있다. 전남 광양시와 강진군, 제주 서귀포시는 폐열과 온배수(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수증기를 냉각하는 데 사용한 후 하천이나 바다에 방출하는 물)를 활용해 음식물쓰레기 건조설비와 시설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 재사용함으로써 자원효율성 제고와 오염 최소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환경오염 저감은 물론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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