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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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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상생을 위한 에너지다지령 700호 기념 특별기획 ②
모든 이해관계자 해결과정에 참여시키고, 공정하게 이익 분배하는 것이 관건

지난 호에서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갈등 수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갈등연구소 박태순 소장(55)을 만나 우리 사회 갈등의 특징과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보았다.

Contents
     1. 우리는 지금 갈등사회에 살고 있다
  ▶ 2. 갈등은 상생을 위한 에너지다
     3. wee대한민국, 이제는 탈(脫) 갈등사회로 

한국 사회 갈등이 고착화된 원인은?

지난 주말 서울 경복궁 근처 한 커피숍에서 한국사회 갈등의 특징과 원인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박태순 소장(사회갈등연구소)을 만났다. 
유독 우리 사회는 갈등이 고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박태순 소장은 우리 사회 갈등의 특징 중 하나가 원인의 복잡성이라고 입을 열었다. “역사적인 요인은 대한민국은 서구사회에 비해서 민주주의 역사가 매우 짧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 민주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게 미숙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요인은 전통적인 갈등 외에 새로운 갈등의 출현이다. 일자리를 두고 발생하는 세대간의 갈등,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급격한 사회변화로 기존의 사회질서가 무너진 것도 원인이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가족, 마을 등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현재 사회는 각자도생의 시대다. 일종의 보호막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 홀로 생존해야한다는 불안감이 우리 사회 국민들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다가 갈등상황에서 표출되기도 한다.”

불안, 두려움, 체면 등이 갈등해결을 방해 

흔히 갈등을 이해관계의 충돌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갈등의 속살을 들춰보면 감정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박태순 소장의 의견이다. “갈등에는 반드시 감정이 동반된다. 감정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갈등으로 인해 감정이 상하기도 한다” 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출간된 그의 저서『갈등해결 길라잡이』에서도 감정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는 갈등을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감정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꼽았다. 또 우리가 말하는 한(恨)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몇 해 전 서로 이웃인 마을에서 공동사업을 진행하던 중에 발생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찾아간 적이 있었다. 양측 모두 조건이 나쁘지 않았는데,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지역 노인들과 이야기해보니 그들의 아버지 세대에서 6.25 전쟁 당시 불미스런 사건이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그 감정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갈등조정 초기에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끄집어내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감정이 가라앉게 되는데, 그때부터 대화가 수월해지고 갈등 조정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국가에 비해 유독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의 문화도 갈등해결의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갈등조정을 하다보면 체면 때문에 상대방과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갈등해결 노하우, 세종대왕에게 배웠으면

그는 평소 ‘갈등은 상생을 위한 에너지다’라고 주장한다. 갈등을 상생의 에너지로 승화하는 방법을 묻자 그는 갈등을 민주적이고 공화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안했다. 갈등과 관련된 이해관계자 모두가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이익이 분배되도록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실천한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았다. “세종은  세제개혁을 위해서 세가지 단계를 거쳤다. 먼저 신분과 관계없이 백성 17만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들에게 찬반으로 나누어 논리적인 근거를 찾아내 토론을 시켰다. 마지막으로 반대파를 설득하는 절차까지 마련했다.” 세종은 이미 600여 년 전에 지금보다 더 정교한 방법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이해관계자를 비롯해 전문가들까지 참여시켜 갈등을 해결했던 것이다.  
박태순 소장은 가장 보람된 갈등조정 사례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참여했던 ‘부안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꼽았다. “2003년 핵 폐기장 건설 문제로 갈등이 생겨 지역 공동체가 해체된 상태였다. 공무원, 주민 할 것 없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미움과 증오가 가득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주민운동 백서도 발행했다. 비록 갈등을 해결하진 못했지만, 공동체 회복을 위한 불씨를 살릴 수 있어서 보람된 일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우리 모두가 기득권자이면서 어느 면에서는 사회적인 약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사회적인 약자를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갈등을 상생의 에너지로 바꾸는 비결일지 모른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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