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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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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고려인들의 정착지 안산‘땟골마을’을 가다[기획취재] 1937년, 우리 동포 17만 명 중앙亞로 강제 이주
최근 한국으로 돌아오는 고려인 증가 추세

올해는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지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최근 오랜 유랑을 끝낸 고려인들이 하나둘씩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을 만나러 대표적인 고려인 정착지 경기도 안산 ‘땟골마을’을 찾아가 보았다.

고려인 강제 이주,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

자그마치 80년 전 일이다. 1937년 10월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에 거주하던 우리 동포 17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했다. 부지불식간에 떨어진 명령 앞에 그들은 목적지도 모른 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종착지는 중앙아시아의 허허벌판이었다. 
그들은 영하 20도의 혹한과 배고픔 속에서 맨손으로 땅굴을 파고 갈대로 지붕을 얹어 악착같이 추위를 이겨냈다. 그해 겨울은 무척이나 길었지만 봄이 오는 것을 막진 못했다. 
그리고 8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17년. 중앙아시아 각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우리 동포들은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소수민족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교육․정치․문화 등 다방면에서 고려인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하지만 이제껏 우리 사회는 그들의 자랑스런 역사를 기억하지 못했다. 왜 그랬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다만 일제의 식민지배와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오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 정도다. 

국내 최대 고려인 정착지, 안산 ‘땟골마을’ 

최근 대한민국으로 돌아오는 고려인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자민족 우선 정책과 오랜 경기침제로 고려인들이 설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체류 중인 고려인은 약 4만 명에 달한다. 그중 약 7000명 정도가 경기도 안산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3000여 명이 일명 ‘땟골마을’로 불리는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일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땟골이라는 지명은 띠(삘기)가 많이 자생한다하여 띠골이라 부르던 것에서 유래) 
지난 주말 안산 땟골마을에 들어서자 러시아어로 쓰인 간판이 즐비했다. 식료품점이나 제과점을 둘러봐도 낯선 상품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거리의 행인과 뛰어노는 어린아이들의 생김새는 우리와 똑같았다. 그들이 러시아어로 대화하는 것을 듣고서야 이곳이 고려인 마을이라는 사실이 새삼 와 닿았다. 
땟골마을 내에는 고려인들의 정착을 돕는 ‘안산시 고려인문화센터’가 있다. 고려인 역사 전시관과 다목적 회의실, 한국어 교육장 등의 시설로 갖추고 있으며 한국어 교실, 노무상담 등 고려인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김영숙 사무국장은 “최근 한국으로 이주하는 고려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지원할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들을 외국인이 아닌 우리 동포라는 관점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만난 고려인 임 볼레리(남,32) 씨는 “한국에서 직장을 얻고 생활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고려인 농구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인은 외국인 아닌 엄연한 우리 동포”

국내에 거주 중인 고려인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와 비자 문제다. 특히 고려인 3~4세들은 중국동포와는 달리 한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현행법상 고려인 3세까지만 재외동포로 인정하기 때문에 부모와 같이 입국한 고려인 4세들은 만 19세가 되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은 ▲1세대 고려인의 직계비속 모두를 고려인동포로 규정 ▲고려인동포의 사회적응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골자로 한 ‘고려인동포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송석원 교수는 “코리안 드림을 찾아 모국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이 정확한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방치된 상황이다. 그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포용적인 동포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80년이라는 기나긴 유랑을 끝내고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을 이제는 우리가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민수 기자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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