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고려인 유랑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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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고려인 유랑의 삶
Goodnews GWANGJU 679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 기념문화제’ 개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9.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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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지 올해로 80주년을맞았다. 이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 기념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유물 전시를 통해 본 고려인들의 애환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 기념문화제’가 9월 2일부터 30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 동구 문화전당로 38)에서 ‘15000㎞ 점, 선, 면 유랑의 역사’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고려인의 이주와 삶을 주제로 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 옛 소련 연해주 일대에 거주했던 한인) 퍼포먼스와 한국으로 귀환하는 고려인들의 이주와 정착에 관한 학술 회의가 진행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김병학(53, 前 카자흐스탄한국문화센터 소장) 씨가 25년간 카자흐스탄에서 살면서 수집한 자료와 기증받은 자료 1만 점 중에서 일부를 선별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보니 가족을 잃고 머나먼 타국에서 방황하며 살았던 우리 민족인 고려인들의 아픔과 강인함이 기록물과 사진들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관람객 양경찬(전남대 2) 학생은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이 수십 년간 유랑의 삶을 살면서 황무지를 일구어 내어 식량을 얻고, 다양한 한국 문화 활동으로 우리말과 문화를 보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다”며 소감을 전했다. 

 고려인 정착을 위한 법적 지원 필요

광주는 불법체류 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일찍이 고려인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또한 최초로 고려인 지원센터가 만들어졌고, 매달 넷째 주 토요일마다 ‘광주 고려인 마을 방문의 날’로 지정해 공연·특강 등의 행사를 가져왔다. 현재는 3000여 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이 광주시에 정착해 살고 있으며 최초로 고려인 지원 조례가 통과되기도 하는 등 날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려인 유랑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고려인 4세는 재외동포법상 동포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아 19살이 되면 비자 기간이 만료돼 한국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려인들이 한국에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를 확립시켜야 진정으로 그들의 유랑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학 소장은 “우리가 고려인에 대해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고 언론에도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 고려인을 알아야 포용할 수 있고 실제로 배울 게 아주 많다. 그들이 이룩했던 수준 높은 문화예술, 학술 부분을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었다. 고려인들을 위한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박초롱 기자 gwangju@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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