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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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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표 향토음식 ‘밀면’ 밀면 한 그릇에 담긴 사람 이야기Goodnews BUSAN 663

아직 6월도 되지 않았지만 여름 무더위가 조금씩 느껴진다. 아울러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산 대표 향토음식 ‘밀면’을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밀면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람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부산 향토음식

1950년 12월, 6·25전쟁이 발발하고 6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중공군과 북한군의 공격으로 포위되었던 미군과 한국군은 흥남부두로 집결해 남쪽으로의 철수를 단행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흥남철수’이다. ‘흥남철수’로 인해 남쪽으로 넘어온 피란민은 10만 명 남짓했다. 그 중 대다수는 부산에 자리를 잡고 삶의 터전을 일구기 시작했다. 
피란민들은 생계를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을 토대로 음식을 조리하고 만들어 배를 채우고 또 그것을 팔기도 했다. 그렇게 부산의 식재료들과 북한의 음식문화가 만나 부산만의 새로운 향토음식이 만들어졌다.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는 돼지국밥, 구포국수, 밀면, 곰장어(먹장어) 구이 등이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미군 부대에서 나온 돼지 뼈를 이용해 국을 끓여 밥을 말아먹으면서 만들어진 돼지국밥과 구포지역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따뜻한 국수인 구포국수(당시에는 온면이라 불렸다), 그리고 시장 바닥에 버려진 작은 곰장어를 구워 먹으면서 탄생한 곰장어 구이. 6․25전쟁 당시 생계유지를 위해 만들었던 소박한 음식이 이제는 부산 향토음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함경도 냉면이 부산의 밀면으로 재탄생

더워지기 시작하는 이맘때 가장 생각나는 부산의 향토음식은 단연 ‘밀면’이다. 부산 밀면의 뿌리는 함경남도 함흥이다. 함흥에서 ‘동춘면옥’을 운영하던 故 이영순 씨는 흥남철수를 계기로 딸 故 정한금 씨와 함께 부산에 오게 되었다. 이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우암동 판자촌에 임시로 냉면집을 열었고, 함경남도 흥남시의 지명을 따 ‘내호냉면’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원래 함흥식 냉면은 질기고 가는 면발이 특징이다. 하지만 질긴 면이 부산 사람들에게는 생소했고, 경제적 여건상 재료도 구할 수 없었다. 
이에 미군부대 구호식품인 밀가루를 고구마 전분과 섞어서 ‘밀냉면’을 만들게 됐고, 이것이 지금의 밀면이 되었다. 그때의 판자촌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시장 한 켠에서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내호냉면 대표 유재우(42) 씨는 60년 전의 그 맛을 지금도 재현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귀가 닳도록 가업을 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며 “한때는 장사를 더 잘 해보려고 사람들의 말을 따라서 메뉴도 바꿔보고 재료도 바꿔봤는데, 할머니가 만든 그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 이것이 저의 사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신은비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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