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으로 사는 하루,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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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인으로 사는 하루, 어떨까요?
줌인 노인의 몸 체험해 보니… 노인에 대한 이해력 높아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2.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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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고령화사회 등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 문화가 절실해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생애체험센터(서울시 용산구 임정로 58)를 찾아가 보았다.

고령사회 다가온 대한민국, 노인에 대한 인식은?

2016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3%에 달해 고령사회(14%)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의학 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 그리고 지속되는 저출산 현상으로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노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노인들을 접하거나 함께 생활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다 노인들을 접해 보면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심지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일부 노인들의 무례한 행동 때문에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이라는 저급한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아마도 지하철 및 공공장소에서 끼어들기를 하거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을 밀치고서라도 앉고야 마는 그런 행동들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일 것이다. 실제로 무례하게 행동하는 노인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행동들이며 노인들의 그런 행동이 무례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노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노인생애체험센터, 수만 명의 체험자 배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 위치한 서울의 유일한 노인생애체험센터(센터장 심순자)는 노인들에 대해 정확하고 바른 인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노인생애체험센터는 2006년 10월에 개관한 이래 수만여 명의 체험자를 배출했다. 이 센터는 노인 이전 세대들에게 노인의 생애를 가상체험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노후 생활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하고 또 세대 간의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도 지난 1월 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봤다. 체험에 앞서 순서와 절차, 체험 전에 알아두어야 할 노인들에 대한 기본 설명을 듣고 80대 노인 수준의 신체 상태를 가상으로 만들기 위해 총 6㎏이나 되는 모래주머니를 팔목, 발목, 무릎, 팔꿈치 등 갖가지 몸을 구속하는 도구들을 착용했다. 노인들에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감각 이상은 눈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시각을 제한하는 고글을 쓰고 체험을 시작했다. 
체험 공간은 노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안과 계단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온갖 도구들을 착용하여 사소한 움직임조차 굉장히 불편했다. 소파에 앉고 서는 것이나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는 것 등 모든 행동이 힘들었다. ‘젊은 사람들에겐 평범한 생활 공간이 노인들에게는 이렇게 불편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이날 체험에 함께했던 송지현(27, 이화여대 간호과학과 대학원) 씨는 “노인들의 몸을 직접 체험해 보니 지하철에서 저를 밀쳤던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체험 소감을 말했다. 특히 이곳 노인생애체험 공간은 성별, 연령, 국적,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설계된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일명 유니버셜디자인을 접목시킨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노인 맞춤형 시설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싱크대, 스위치, 욕조시설 등이 휠체어를 탄 독거노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늘날 1인 가구수는 이미 4인 가구수를 넘어섰고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인 1인 가구수의 증가가 불가피한데, 머지않아 이런 디자인을 접목한 설계도 대중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대부분 노인이 된 자신을 상상하기를 꺼려한다. 아득한 먼 날의 일이라고만 생각하는 ‘노년’을 이곳에서 미리 경험해 본다는 것은 노인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자신을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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