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한 아버지에서 프렌디로~ 이 시대 아버지의 이유 있는 변신
상태바
근엄한 아버지에서 프렌디로~ 이 시대 아버지의 이유 있는 변신
특집 [가정의 달 특집] *프렌디: Friend+Daddy 친구 같은 아빠라는 뜻의 신조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5.27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엄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아닌 친구 같은 아빠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처럼 소통과 표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아버지들에게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최근 달라지고 있는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알아보았다.

좋은 아빠 신드롬, 친구 같은 아빠가 대세
 
“아버지는 석달치 사글세가 밀린 지하 셋방이다. 너희들은 햇볕이 잘 드는 전셋집을 얻어 떠나라. 아버지는 아침 출근길 보도 위에 누가 버린 낡은 신발 한짝이다. 너희들은 새 구두를 사신고 언제든지 길을 떠나라”잊고 있던 아버지의 마음이 생각나는 정호승 시인의 ‘아버지들’이라는 시(詩)의 일부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이게 내 마음인데 가족들은 왜 몰라 줄까. 하루 종일 상사에게 시달리며 회사에 붙어 있는 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걸 꼭 말해야 되나라고 생각한다면 한번쯤 스스로 던져 봐야 할 질문이 있다.
“나는 소통하는 아빠인가?” 시대의 변화는 아버지의 위상과 역할을 바꿨다. 과거 엄격하고 권위적인 태도가 일반적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때론 엄마 못지않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빠, 이른바‘프렌디(Friend+Daddy)’가 대세다. 
프렌디가 되고 싶은 아버지의 눈물겨운 노력 때문에 이른바 ‘좋은 아빠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들은 “과거 가부장적이고 엄격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이 시대 가장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아버지로 변해가려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청소년 56.5%, 주중 아버지와 대화 1시간 미만
 
이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자녀들에게 아버지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2016년 청소년 통계’를 보면 주중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청소년들이 56.5%에 달했다. 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답한 경우가 65.4%라고 한다. 
물론 이런 결과의 책임이 아버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들이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실제로 자녀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 최근 연세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팀의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게임 중독 위험성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 할수록 성적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때로는 아버지의 소통과 정서적 지지가 자녀를 치유하기도 한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이상훈(45) 씨는 “아들이 자폐성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장애아라고 했지만 저는 아들을 정상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상아와 똑같이 가르치고 때로는 훈계도 했습니다. 이후 아이는 초등학교 전교회장을 하고, 도내 수영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기숙형 국제중학교에 재학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사례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자녀 훈계할 땐 명확한 기준 알려 줘야
 
한편, 전문가들은 “친구 같은 아빠, 소통하고 지지해주는 아빠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이를 오해해 무조건 자녀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또 “때로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아이들을 훈계하되, 왜 화가 났는지를 제대로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시대는 분명 가족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아버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다른 가족 구성원 역시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몇 해 전 모 방송에서 아버지들에게 자신의 꿈과 5억 원 중 무엇을 택하겠냐는 질문을 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주저하지 않고 5억 원을 선택했다. 이유를 묻자 대다수가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포기하더라도, 가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무뚝뚝하고 어쩌다 입을 열면 잔소리를 시작하는 아버지. 그러나 그는 언제나 가족을 위한 뜨거운 사랑과 책임감을 마음에 품고 사는 존재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