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는 독립구단, 연천미라클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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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꾸는 독립구단, 연천미라클야구단
포커스 2016 트라이아웃에 60여 명 지원, 프로의 꿈 좌절됐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 제공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2.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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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야구단’의 트라이아웃(선수 공개 선발)이 경기도 남양주체육센터 야구장에서 열렸다. 이날 부상, 슬럼프, 방출 등을 이유로 꿈을 잠시 미루어야 했던 선수들이 프로선수를 향한 또 한 번의 힘찬 도전을 시작했다.

창단 1년 만에 3명 프로구단에 입단시켜
 
올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FC)라는 선수가 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급 5만 원을 받으며 아마추어 축구팀에서 뛰던 선수다. 그런데 작년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더니 2부 리그 강등을 겨우 면하던 팀을 리그 1위로 견인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급부상했다. 또한 그의 영화 같은 스토리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영국에 제이미 바디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연천미라클야구단’이 있다. 지난해 창단한 연천미라클야구단은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단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방출된 선수 혹은 부상 등의 이유로 잠시  꿈을 미뤄야했던 선수들에게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무대와 프로리그 입성의 기회를 열어 주고 있어 화제다.  
앞서 지난 2011년 창단해 2014년 해체된 독립야구단인 ‘고양원더스’는 비록 중간에 해체되었지만, 꿈을 가진 여러 선수들을 프로의 길로 이끌어 주며 우리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연천미라클야구단 역시 지난 1년 동안 3명의 선수를 프로로 진출시키며, 고양원더스 이후 잠시 끊어졌던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이어가고 있어 화제다.
 
“독립야구단 한 팀만 더 있으면···”
 
연천미라클야구단을 창단한 박정근 호서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원래 독립야구단이 아닌 야구학과를 만들 계획이었는데,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인 것을 보고 독립야구단을 창단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트라이아웃이 진행된 지난 2월 19일, 제법 매서운 날씨에도 약 60여 명의 선수들이 운동장을 찾아와 몸을 풀고 있었다. 비록 부상, 슬럼프, 기량 저하로 인한 방출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잠시 야구를 놓았지만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아 보였다.
이런 선수들의 굳은 각오는 마치 1980년 큰 인기를 끌었던 이현세 작가의 만화『공포의 외인구단』(프로 야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무인도로 모여 처절한 훈련 끝에 마침내 최강의 팀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연상케했다.
박정근 구단주는 “오늘 참가한 선수 중 절반만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독립야구단이 한 팀만 더 생겨도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연천미라클야구단 김인식 감독(전 LG트윈스 2군 감독, 63)은 “작년보다도 선수들 수준이 훨씬 높다. 선수들이 벼랑 끝 심정으로 노력한다면 앞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 재도전할 기회의 장 마련돼야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이덕규(24, 연세대) 선수는“대학 3,4학년 내내 슬럼프 때문에 야구를 거의 포기했었는데, 다시 야구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죽을 각오로 도전해 꼭 프로에 입단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젊은 선수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주고 있는 연천미라클야구단이지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많다. 대표적으로 부족한 재정을 들 수 있다. 아직 구단 운영 경비를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 후원에 의존하다보니, 선수들의 처우나 환경을 제대로 마련해 줄 수 없고 선수 선발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사 인생에서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천미라클야구단의 아름다운 도전은 우리 사회에 희망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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