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는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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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자
연재 기획특집 / 폭력근절 시리즈 - ① 진화하는 학교폭력에 대비, 다양한 예방교육활동 확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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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이 은밀한 따돌림이나 증거가 남지 않는 언어폭력,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괴롭힘 등으로 새롭게 진화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폭력, 신체보다 언어·정신적 폭력 증가 
 
친구의 생일파티에 홀로 1시간 늦게 초대된 한 중학생 소녀를 구석에 앉혀두고 10여 명의 친구들은 스마트폰으로 단체 채팅방에서 혼자 밥 먹는 친구의 모습을 욕하고 비웃으며 험담을 나눈다. 이것은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인한 학교폭력과 자살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하며 우리 사회 학교폭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학교폭력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왕따(집단 괴롭힘)나 학교폭력 때문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많다. 작년엔 오키나와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이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렇게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정부는 학교폭력을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4대악(惡)으로 규정하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해 왔다. 학교 안팎에 CCTV 설치로 감시망을 대폭 확대하고, 일진 등 폭력서클의 단속 및 근절에 나서면서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결실을 거두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신체적 폭행은 줄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모욕이나 따돌림 등 언어·정신적 폭력이 증가하면서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정신적 폭력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혼자 앓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형 폭력예방교육 ‘어울림 프로그램’ 운영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폭력이 발생한 이후의 사안처리보다는 폭력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990년대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핀란드는 ‘키바 코울루(Kiva Koulu)’라는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학교폭력이 30%가량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프로그램은 토의 수업, 비디오 영상 수업, 역할극, 소그룹 활동 등 학생들이 폭력을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변인의 무관심과 침묵하는 다수가 바로 학교폭력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키바 코울루를 한국식으로 바꾼 ‘어울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어울림 프로그램은 공감, 의사소통, 갈등해결 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6개 요소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용으로 개발되었다.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주제로 연극을 하거나 음악·미술활동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수업에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바른 인성을 심어주는데 기여하고 있다. 서울중화초등학교 노성진 교사는 “프로그램 적용 후 피해사례 고발건수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예방교육이다 보니 실제 폭력이 발생한 사례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가 쉽지 않는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성교육 개발과 보급이 시급
 
이외에도 인성교육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활동인 어깨동무학교, 피해학생보호 및 치유, 가해학생 맞춤형교육을 위한 Wee클래스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접한 학생들은 “학교폭력 사실을 쉬쉬했던 예전과는 달리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된 것 같다”고 말하거나 “아직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다고 느껴지고, 피해학생을 위한 대책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조금씩 성과를 이뤄내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여전히 학교폭력은 진화된 형태로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학생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온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유치원 때부터 인성교육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조기에 예방하고 교육부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연계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가정과 학교,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면 폭력 없는 학교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이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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