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품은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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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품은 겨울나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12.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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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성하던 나무의 잎사귀들이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던 가을도 잠시, 어느덧 나무들은 잎사귀들을 남김없이 낙엽으로 떨어내고 깊이 숨겨있던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겨울나무가 되어 있었다. 
햇살이 내리쬐던 어느 겨울날, 20m는 족히 될 법한 겨울나무를 문득 올려다 보니 마른 가지들은 한 치라도 먼저 햇살에 닿으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쭉쭉 가지를 뻗고 있었다. 무성한 잎사귀에 가려 있을 때는 햇살을 마주하기 어려웠을 텐데, 추운 겨울을 만나 오히려 가지들은 잎사귀를 벗어버리고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 하늘을 향해 온몸을 그대로 내어 맡기고 있었다. 마치 햇살을 품어 새 생명을 잉태하려는 듯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우리 인생도 여름의 무성한 잎사귀처럼 많은 것을 가지고 얽혀 있을 때는 우리 중심이 여러가지 형편으로 겹겹이 쌓여 있어 진리와 맞닿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를 가리고 있는 여러 겹의 형편을 다 떨어내고 숨겨졌던 중심을 드러내면 햇살 같은 주님의 말씀에 바로 접하게 된다. 그 접점에서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 새봄을 준비하듯 또 다른 한 해를 잉태하게 될 것이다.

최은미/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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