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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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립습니다”
연재 노인문제 시리즈 - ② 고립되는 노인들, 쓸쓸한 노년의 삶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11.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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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고독감이 노인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오늘날 노인문제의 현실이다. 이번호에서는 노인들의 정서적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다.

Contents
1.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 빈곤층
▶ 2. 고립되는 노인들, 쓸쓸한 노년의 삶
 
경제·건강문제보다 견디기 힘든 고독감
 
UN 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8년 7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총인구의 10.3%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UN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인구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노인인구가 많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문제도 급증하고 있다. 
얼마 전 부산 자갈치시장 앞바다에서 아들을 잃고 자살하려던 60대 남성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 위로하는 신입 여경의 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 감동을 준 적이 있다. 이 남성이 마음을 바꾼 계기는 바로 “적적하실 때 딸내미가 되어 드릴테니 지구대로 찾아오세요”라는 여경의 한마디 말이었다. 이 사건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 그 여경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오늘날은 가구의 형태도 예전과는 달리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하고 대신 독거노인 또는 노인부부만 따로 사는 가구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독거노인의 가구 비율은 1994년 13.6%에서 2014년 2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이 노인들의 자살율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옥순(83) 할머니는 “돈이 없는 것보다 몸이 아픈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노인 당사자와 부양가족 모두 인식 변화가 필요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인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프리카 속담 중에는 ‘노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런 속담만 들어보아도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노인에 대한 인식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노인을 공경의 대상으로 여겼지만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부양은 개인의 부담이 아닌 국가와 사회 전체의 부담이 되었으며 노인부양의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러나 치매 노인을 부양하는 경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인데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요양기관에 쉽게 의탁하지 못한다. 또 노인 당사자도 자신이 요양기관에 맡겨지는 것에 대해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판단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 요양기관을 이용하면 육체적·정신적으로 체계적인 보살핌을 받다보니 건강도 더 좋아지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노인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인복지제도 활용으로 노인문제 줄일 수 있어
 
2008년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들의 복지를 위한 대표적인 제도이다. 일상생활이 불편한 노인들을 돕는 서비스라고 설명할 수 있으며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65세 이상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비스 내용도 방문목욕, 복지용구 지원(전동휠체어, 침대 등을 대여해 주는 제도) 등 다양하고 특히 요양보호사들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말벗도 되어 준다. 
이로 인해 부양가족들의 부담을 덜어 주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의 만족감도 높은 편이다. 이처럼 부양가족들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조금만 더 잘 활용한다면 적어도 고독사 등의 심각한 문제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아주대학교의료원이 전국노인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녀와 주 1회 이상 전화 통화를 하고 월 1회 이상 왕래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노인이 된다. 전화 한 통, 따뜻한 말 한마디만으로도 쓸쓸한 노년의 삶에 큰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따뜻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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