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나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날들 중 하나는 시험보는 날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떨었는지 의아하기도 하지만, 대입고사를 치르는 날에 느꼈던 그 가슴졸임은 최고조에 달했던 것 같다. ‘이 시험에서 반드시 합격해야 돼, 절대로 떨어져서는 안돼!’라는 생각이 특히 나를 긴장시켰다.
고3 시절 내내 합격만을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했건만, 예상치 못하게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 뒤로 1년의 기간 동안 고3의 과정을 한번 더 반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얻었다.
만약 우리가 천국의 문을 통과하는데 시험을 치러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면, 재수가 아니라 삼수·사수를 한다 해도 그 시험 문제를 자신있게 통과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죄가 하나도 없이 100% 완벽한 의인이 되어야만 천국의 문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제자이신 하나님의 의도는 바로 우리에게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보혈로 의인되어 천국에 들어오길 원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최은미/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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