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또 다른 우리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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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또 다른 우리의 이웃
연재 기획 시리즈 - ①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삶을 바라는 탈북자들의 실상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6.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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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천여 명의 탈북자가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넘어온다. 천신만고 끝에 성공한 탈북이지만 남한 사회 정착은 그들에게 탈북만큼 어려운 과제이다.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른 탈북자들의 실태를 3회에 걸쳐 조명해 보고자 한다.

기획 시리즈 ‘하나되는 남과북’ 
1. 탈북자, 또 다른 우리의 이웃
2. 탈북 청년 교육에 앞장선 두드림아카데미
3. 탈북자의 안정적 정착이 작은 통일을 이룬다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 남한 생활은? 
 
탈북자 김씨(48세, 2000년 탈북)는 북한에 거주할 때 당에 충성하는 것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996년 대기근 당시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고속도로 건설 작업에 동원되어 있는 사이에 혼자서 세 자녀를 키우던 아내가 그만 굶어 죽고 만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두 아이마저 아내의 뒤를 따랐다. 북한 사회에 회의를 느낀 그는 마지막 남은 7살 딸을 데리고 탈북을 결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 그는 탈북을 알선한 브로커에게 정착금의 대부분을 내고 남은 돈 마저 사기를 당했다. 정부의 지원금과 일용직으로 번 돈으로 근근이 삶을 유지했지만,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과 문화적 차이는 그가 넘기에 힘든 큰 벽이었다. 결국 그는 심한 좌절감과 우울증 때문에 술로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덧 그의 마음에는 자살이라는 단어만 떠오르고 있었다. 

편견·빈곤 등으로 탈북보다 정착이 더 어려워
 
현재 우리 남한 사회에 탈북자들은 2만 8천여 명에 달한다. 그들은 배고픔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또는 북한 체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김씨처럼 탈북한다. 하지만 실제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들이 북에서 그렸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가장 먼저 자본주의 사회의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되면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생소한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탈북 과정에서 강제 북송이나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린다. 여기에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받는 차별과 소외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울증 등 정신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일부 탈북자들은 마약, 사기, 폭력 등 각종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심각한 생활고와 남한 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인해 다시 재입북하는 탈북자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평양 기자회견에서 남한에 거주하다 북으로 재입북한 부부는 남한 생활에 환멸(?)을 느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자립 위한 실질적인 지원정책 필요
 
탈북자를 위한 지원정책이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지만 탈북자가 자립하기에는 아직 남한 사회의 경제·사회적인 진입장벽이 높기만 하다. 남북하나재단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의 월 소득은 평균 147만 원으로 남한 국민 평균 소득(223만 1000원)에 비해서는 66%에 불과하다. 또한 탈북자들은 취업에 성공했다 해도 일용직 비율이 높고, 직업 유형도 단순 노무와 서비스 종사자가 많아 고용의 질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탈북자 개인의 적응 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정부의 부실한 정착프로그램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남북하나재단의 정옥임 이사장은 “앞으로 탈북자들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에 대비해 기본 대응 매뉴얼을 짜고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의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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