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천국 대한민국… 배달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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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천국 대한민국… 배달원들은?
특집 [창간기획 특집] 커져가는 배달시장 만큼 배달원들 고충도 깊어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6.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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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배달시장 규모는 무려 12조 원(2014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시장이 점차 커져감에 따라 배달 품목이 다양해져, 이제는 배달하지 않는 물품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증가하면서 배달원들의 고충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의 일상에 빠질 수 없는 배달 서비스
 
예전에 한 광고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 이라고 외치며 전국 방방곳곳을 다니는 배달원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한국 배달의 모습을 보여 준 이 광고는 배달의 특성을 본 따 만들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다. 이처럼 한국인들에게 배달문화는 일상이고 그만큼 익숙하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배달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택배나 퀵서비스, 각종 패스트푸드점은 물론이고 아기가 먹는 이유식을 끼니 때마다 배달해주며 한 달 1만 원이면 주당 2~3회씩 과일간식까지 배달해주는 곳도 있다. 게다가 전화 한 통이면 대형 풍선 재료를 가져와 바람을 쓱쓱 집어 넣어 집 전체를 놀이동산으로 바꿔놓는 ‘움직이는 놀이방’에 운동기구까지 들고 트레이너가 집으로 직접 찾아오는 ‘움직이는 헬스장’의 등장은 다양해지는 배달 서비스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마저도 감탄하는 것이 한국의 배달 서비스다. 언제 어디든 전화나 인터넷 주문 한 번이면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배달의 천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위험과 불만에 노출된 배달원들의 애환
 
하지만 우리가 배달의 혜택을 편리하게 누리는 만큼, 그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원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사는지는 잘 모른다. 그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배달원을 하대하며 함부로 대하는 일부 사람의 태도다. 
예전에 TV에서 치킨 배달을 온 한 배달원에게 집안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달라며 떠맡긴 이야기는 배달원을 존중해 주지 않는 씁쓸한 이야기다. 실제 택배 기사로 일하는 김우용(남, 35) 씨는 “고객들이 말을 바꿀 때가 제일 힘들어요. 문 앞에 두라고 했다가 막상 물건이 없어지면 회사나 고객 모두 우리에게 책임을 지우죠. 물건 값이 제법 나가는 것은 하루 일당이 날라갈 때도 있어요” 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배달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에 반해 배달원들의 처우와 인식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점점 낮아지는 배달 수수료와 과한 경쟁으로 몰아가는 배달수당제, 그리고 손님들의 짜증과 폭언은 결국 배달원들을 위험한 주행으로 내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잦은 사고와 이직률이 높아 업무 자체를 꺼리게 되고 그에 따라 근무자 수가 적어지다보니 적어진 수 만큼 업무의 강도는 높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배달직을 하는 사람들의 평균 노동수당은 그리 높지 않다. 대부분 수당제로 운영되는 배달원들의 월 평균 수입은 150만 원 안팎으로 그들은 생계를 위해 더 많은 배달에 쫓기고 있는 것이다.
 
서로 존중하는 배달문화 정착되어야
 
예전 한 TV프로에서 배달경력 36년의 베테랑 배달원에게 기억에 남는 가장 따뜻한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 배달원은 “추운 겨울이었는데 배달을 갔더니 음식을 자기 집 그릇에 덜어서 주었던 순간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날도 추운데 그릇까지 찾으러 오는 고생을 덜어주는 따뜻한 마음을 느낀 것이다. 
배달업은 업무의 강도나 제도적인 부분에서 많은 보완과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이뤄져야 할 것이 배달의 수혜자인 우리의 인식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배달이라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들을 향해 “감사합니다” 와 같은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는 성숙한 배달문화가 자리잡을 때, 배달의 천국 대한민국은 배달원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현주 기자 julees43@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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