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명소, 서울 용산‘경리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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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명소, 서울 용산‘경리단 길’
[탐방] 소규모 상점이 이룬 경리단길, 이색적인 분위기 연출로 시민들에게 인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2.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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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용산구 경리단 길이 서울의 명소로 뜨고 있다. 조용한 골목길에 형성된 상권이 경리단 길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최근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독특한 맛집 등장으로 시민들 시선 집중
 
평범하고도 조용한 동네 중간 중간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상점들 앞에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모습이 바로 ‘경리단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평범한 골목길이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경리단 길은 육군중앙경리단(현 국군재정관리단)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이 길은 지하철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나오면 보이는 육군중앙경리단이 있는 곳에서 시작되어 필리핀 대사관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을 통칭한다. 과거 용산 미군부대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발길이 뜸하고 달동네 느낌이 나는 곳이었지만 최근 이태원의 중심부에서 밀려난 소규모 상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경리단 길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경리단 길은 이색적이고 특징적인 상점들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다국적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골목으로 뜨면서 젊은 셰프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음식 맛을 선보이고 있으며 외국인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스트리트 츄러스, 스탠딩 커피, 로봇김밥 등 유명 맛집 앞에는 어김없이 긴 행렬이 늘어서 있다. 박남주(여, 23) 씨는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가 많아 카메라를 들고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가 없는 거리, 그러나...
 
경리단 길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입점할 수 없는 곳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대부분의 상가가 33㎡(10평) 이하여서 최소 66㎡(20평) 이상의 면적이 필요한 프렌차이즈 업체가 입점할 수 없다. 반대로 경리단 길 작은 상가에서 처음 시작하여 1년 만에 전국 매장이 16개나 늘어난 스트리트 츄러스처럼 역(逆)으로 프렌차이즈 점을 만들어 내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풍경이 주민들에게는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조용하던 동네에 입소문을 타고 찾아드는 방문객들이나 상점 공사로 인한 소음 문제, 그리고 차도와 인도의 경계가 애매한 지역에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긴 안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가로수 길처럼 처음 상권이 형성될 때에는 경리단 길과 같은 방식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브랜드 간판들로 가득 차 개성 있는 소규모 가게들을 찾아보기 힘든 점도 우려가 된다. 최근 경리단 길도 상가 임대료 및 권리금이 급상승하고 있어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유입이 머지않아 보인다. 개성과 문화가 넘치는 상권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 거리마저 획일화된 브랜드 거리로 변해 버린다면 시민들은 또 발걸음을 돌려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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