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性 “뻔한 성교육 지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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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性 “뻔한 성교육 지겨워요”
기획 [탐방]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사춘기 자녀에게 체험형 성교육 제공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콘텐츠 화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1.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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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린나이부터 다양한 성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성장기에 필요한 성지식을 습득하고 성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아하! 센터)를 찾아가 보았다.
 
학교 성교육, 성경험 속도 따라잡지 못해
 
요즘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성매매 등 사회적 문제를 통해 청소년의 성을 바라보면 한없이 위험하기만 하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위한 갖가지 보호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청소년 또한 성적 존재로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는 주체로 바라보며 올바른 성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성교육이 빠르게 진화하는 청소년의 성경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청소년 성범죄와 조기임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연령별 맞춤 성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1970년대 네덜란드 청소년의 첫 성관계 평균연령은 12.4세였다. 그러나 2000년 중반에 17.7세로 높아졌고 청소년 출산율과 낙태율도 세계 최하위가 됐다. 그 비결은 네덜란드 정부가 1980년대부터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까지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생물학적 성교육뿐 아니라 이성간의 대화방법, 성의 사회적 가치, 건전한 성관계 등을 토론식으로 교육한 덕분이다.
 
청소년 성 가치관·인식개선 필요
 
아하! 센터(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200)는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교육적인 면과 함께 문화운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로 계층별 성교육은 물론 청소년동아리활동, 캠프, 캠페인 등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의 목소리로 올바른 성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성문화센터이다. 예를 들어 ‘순결’과 ‘목숨’ 중 무엇이 중요한지 토론해 스스로 위기 상황별 저항할 순간을 정하고 생명을 위해 순결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구분하게 한다. 단순히 ‘안 된다’, ‘저항하라’고 가르치는 학교와 다른 접근 방식이다.
아하! 센터에서 실시한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연구조사(2013년)’에 따르면 고교생들의 53.8%가 인터넷이나 친구 등을 통해서 성 지식을 얻는다고 응답했다. 
학교에서 받는 성교육에 대해 정작 청소년들은 매년 똑같은 소리로 여긴다. 성교육을 받은 후 ‘안 돼요! 싫어요!’를 유행어처럼 떠든다. 신혜선 문화교류팀장은 “예전에 청소년들에게 진행하던 성교육 프로그램이 현재 초등학생에게 진행된다. ‘이건 어리니까 안 돼’가 아니라 그 아이가 궁금해 할 때가 가장 적절한 성교육 시기다. 이제 청소년들은 성교육보다는 직접적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연애를 잘할 수 있을 지를 더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주도적 체험활동 통해 성 궁금증 풀어줘
 
아하! 센터는 기존 학교나 교육장에서 받았던 성교육 장소처럼 딱딱한 책상이나 의자가 없다. 성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꾸며져 어느 편안한 카페나 놀이방에 온 것처럼 방마다 교육 목적에 맞게 노랑, 초록, 분홍, 금색, 검정색 등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은 친구들과 함께 직접 성문화를 탐색하고, 나누고, 생산해 내는 공간으로 꾸며 ‘안녕! 섹슈얼리티’, ‘우리끼리 성이야기’ 등 워크북 형태의 주도적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 어린이 성교육 프로그램은 성(性)장 놀이터에서 놀이·토론 활동을 통해 또래문화의 소통과 감수성을 키우고 정확한 성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체험형 활동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부모와 함께하는 ‘사춘기로의 여행’에서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의 성관련 의사소통 훈련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아빠와 함께 아하! 센터를 찾은 이승윤(신도림초 5, 男)학생은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 학교에서는 동영상 보고 설명을 듣는 게 다였는데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배워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하! 센터에서는 해피버스ting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소외지역을 찾아가 어린이, 성인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성교육 또래지도자 캠프 및 성문화축제 등 다양한 성문화 활동과 성폭력 피·가해자, 성소수자, 임신청소년, 성매매 피해 청소년도 지원하고 있다.
아하센터 02-2677-9220 / 상담실 02-2676-1318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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