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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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보내며
독자기고 - 고갑연(서울원효초등학교 교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5.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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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제32회 스승의 날을 보내며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들리고 읽혀지는 뉴스에서는 ‘씁쓸함’이 묻어난다.
먼저 교사를 때리거나 욕하고 수업을 방해해 징계를 받은 ‘연도별 교권 침해 현황’을 보면 4년 사이 그 수가 5배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증명하듯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함께 교원능력평가 도입으로 인한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교사를 상대로 한 각종 고소ㆍ고발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학부모가 자녀의 자살 책임을 교사에게 묻거나 또는 거세게 항의하는 학부모를 말리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누명을 써 재판정에 서게 되면서 겪는 교사의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교권이 침해당하는 이런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 14일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과 ‘교육 기본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15년째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도 대한민국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해가 갈수록 강하게 든다. 그리고 성적, 학원 공부, 부모와의 관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마음의 여유를 잃고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솔직히 ‘이 교실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사ㆍ학부모ㆍ학생은 서로 갈등하고 반목해야 할 관계가 아닌, ‘교육 공동체’라는 사실이다. 최근 이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학력 위주의 교육 풍토를 인성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젠가 동료들과 “청소지도, 급식지도 이런 것 안 하고 수업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만큼 인성지도가 어렵고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란 의미도 될 것이다. 교사는 지식 중간상인이 아니라 아이들의 제2부모이고 인생의 선배이기에 힘들더라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만 한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절제와 인내가 몸에 밴 기성세대와는 달리, 풍요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지금의 아이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갈등을 관리하고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부모와 사회도 교사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보내주어야만 한다. 미래의 주인공들을 기르는 교사들에겐 무엇보다도 사기 진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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