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마을, 美 마서즈 빈야드(Martha’s Viney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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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마을, 美 마서즈 빈야드(Martha’s Vineyard)
미국 보스턴 노대일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4.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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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즈 빈야드’(Martha’s Vineyard)는 美 매사추세츠 주(州)에 속한 작은 섬마을이다. 미국 대통령의 별장도 있는 유명한 휴양지로 이곳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정작 이곳이 전통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역·문화적 특성으로 청각장애아 늘어

‘마서즈 빈야드’ 섬은 처음부터 청각장애인이 모여 살던 곳은 아니었다. 17세기 중반 청교도들이 신대륙(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몇몇 이주민들이 이 섬에 들어오게 되었다. 섬에 정착한 1세대들은 평균 9.1명의 자녀를 두었고 종종 많게는 20여 명의 자녀를 둔 가정도 있었지만, 그 당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던 아이는 없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섬의 첫 번째 청각장애인은 1692년에 이주해 온 조나단 램버트라고 한다. 그는 비장애인 여성과 결혼하여 7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중 2명이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당시 이 섬의 정착민들은 미국 본토와의 왕래가 거의 없어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면서 근친 간의 결혼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런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면서 아이들 4명 중 1명이 청각장애인일 정도로 그 수가 크게 증가하였고, 자연스럽게 이 섬에서만 사용하는 수화도 발달하게 되었다.

장애는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편견일 뿐

‘마서즈 빈야드’에서는 ‘청각장애’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비장애인과 구별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청각장애가 2~3세대를 건너뛰어 무작위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청각장애를 ‘특별한 누구’에게가 아닌 ‘어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섬에 사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청각장애로 태어났다고 해서 극복해야 할 장애로 생각하기보다는, 사는 데 조금 불편한 정도의 문제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상심하지 않는다.
이 섬에서는 이런 문화적 특성상 비장애인인 사람들은 2개의 언어, 즉 영어와 수화 모두를 구사하였으며 청각장애가 없는데도 수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외부에서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도 공동체에 속하기 위해 수화를 배워야만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장애’는 어쩌면 비장애인의 기준과 잣대로 만들어진 편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듣고 말하는 소통의 방법이 나와는 조금 다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장애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마음의 장애’가 진짜 장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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