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결혼식 문화,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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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혼식 문화, 이대로 좋은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5.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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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한 해 중 가장 많이 결혼식이 치러지는 달이다. 옛말에도 결혼은 ‘人倫之大事’라 했듯이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일 중 하나이다.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남녀가 부부로서 남은 삶을 함께하겠다는 아름다운 약속을 하게 되는 결혼식. 그런데 최근의 결혼식 문화를 보면 상업화와 개인주의, 인스턴트식 사고방식의 영향으로 진정한 결혼식의 참모습이 퇴색해 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정형화된 결혼식

예식장에 들어서면 입구는 축의금을 내려고 줄을 선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 들어가 보면 앞자리는 가족 및 친지들로 차 있지만, 뒤로 갈수록 듬성듬성 자리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축의금만 전달하고 정작 결혼식은 보지 않은 채 그냥 식사를 하러 가는 사람들 때문이다.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경건한 마음으로 결혼식에 집중하기보다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옆 사람과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요즘 대부분의 결혼식은 30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나버린다. 덕분에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고 있기보다는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시간별로 사람들만 달라질 뿐, 한결같이 똑같은 모양이다. 그러니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이제까지 다른 결혼식에서 보아온 그 똑같은 모습에 집중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예비 신랑 신부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결혼을 준비하는 한 카페에서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감동받은 우리나라 결혼식 풍습에 어떤 것이 있었냐’는 질문에 거의 모두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대부분 “처음엔 나만의 결혼식을 꿈꿨으나 준비하면 할수록 결국 남들과 똑같아지더라”며 허례허식이 가득 찬 결혼 문화에 지쳐버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축제의 장’ 되는 결혼식 문화가 바람직

 

 

캐나다나 핀란드 같은 외국에서는 하객들이 결혼식을 마치면 피로연에 참석하여 늦게까지 파티를 즐기며 결혼을 축하한다. 결혼식 모습도 각자의 개성에 맞추어 매우 다양하며, 참석한 하객들도 그날은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들여 결혼을 축하하고 함께 즐길 마음으로 온다.
일부지만 우리나라에도 아직 결혼이 가까운 이웃들과의 즐거운 잔치 문화로 남아있는 지역이 있기는 하다. 특히 제주도가 그런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아직도 2박3일 잔치를 하고, 식을 마친 뒤에도 신랑 신부 및 친구들이 모두 신랑 집으로 가서 같이 식사를 하고 축하 모임을 한다고 한다.
둘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의미있고 소중한 의식인 결혼식. 일생에 한 번뿐인 그 시간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례허식 속에 흘려보내기보다 진심이 오고가는, 그래서 신랑 신부뿐 아니라 참석한 모든 하객들에게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 결혼식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이진희 기자 lwna@good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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