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장수 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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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장수 아버지와 아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0.07.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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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짚신장수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다. 부자(父子)는 며칠 동안 짚신을 삼아서 장이 서는 날 그것을 내다 팔았다. 두 사람이 장에 짚신을 벌여놓고 팔면 사람들은 항상 아버지가 삼은 짚신을 사갔다. 아버지의 짚신은 아들 것보다 값을 더 받는데도 점심 때가 되기도 전에 다 팔렸고, 그 후에야 사람들은 아들이 삼은 짚신을 사갔다.
아들이 짚신을 아무리 야무지게 만들어 팔아도 사람들은 아버지가 삼은 짚신을 먼저 사갔기 때문에 아들은 장이 파할 즈음에야 짚신을 겨우 다 팔 수 있었다. 아들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아버지의 짚신은 자기 짚신보다 나은 부분이 없었다. 오히려 자기가 삼은 짚신이 더 튼튼했다. 아들은 결국 아버지께 그 까닭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비록 아들이라 해도 지금은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하였다. 아들은 답답했으나, 아버지의 뜻이 분명하니 그냥 그렇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아버지가 늙어서 돌아 가시게 되었다. 이제 곧 숨이 넘어가려고 하는데, 아들이 다급하게 물었다. “아버지! 아버지가 만든 짚신이 잘 팔리는 비결을 이제는 가르쳐 주셔야지요!” 그러자 아버지는 힘들게 숨을 넘기며, “털… 털… 털…” 하고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아들은 아버지의 짚신과 자기의 짚신을 나란히 놓고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인 ‘털’이 무엇을 뜻하는지 두 짚신을 꼼꼼히 비교해 보았다.

 

 

한참을 들여다보던 아들의 입에서 “아!” 하고 나지막한 탄성이 새어나왔다. 비로소 두 짚신의 차이점을 발견했던 것이다. 아버지의 짚신에는 잔털이 없었다. 아버지는 짚신을 삼은 후, 짚신에 일어나 있는 잔털을 일일이 잘라냈던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가 삼은 짚신은 맨발로 신어도 깔끄럽지 않고 부드럽고 편해서 사람들이 아버지의 짚신을 찾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짚신 신는 사람들의 입장을 깊이 생각했던 것이다.
그 후 아들도 짚신을 만들 때 마지막으로 잔털을 하나하나 잘라냈고, 그의 짚신이 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짚신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어떤 일이든 상대를 향한 깊은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잘된 것 같아도 허점이 있게 마련이다. 최선을 다해도 그 마음이 담긴 것만은 못하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형벌을 받고 돌아가셨다. 그러나 한 번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으셨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이 한없이 깊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십자가의 피가 우리 죄를 씻어주고 생명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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