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굽 못 하나 빠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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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굽 못 하나 빠졌다고?
금주의 명상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9.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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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도령이 말을 타고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고 있었다. 그런데 말고삐를 잡은 종이 바쁜 걸음을 멈추더니 땅바닥을 더듬었다. “이놈, 지금 뭐 하는 것이냐? 갈 길이 바쁜데 말을 세우다니” 도령이 호통을 쳤다. “도련님, 말굽 못 하나가 빠져서 찾고 있는 중입니다.” 종이 대답했으나 도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재촉했다.
말굽 못 하나가 빠진 채 길을 가던 중에 종이 말을 세워 놓고 또 떨어져 나간 말굽 못을 찾고 있었다. 과거응시에 마음이 급한 도령은 재차 화를 내며 갈 길을 재촉했다. 종은 도령에게 말굽 못을 찾아서 반드시 박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도령은 “닥쳐라, 이놈! 지금 그렇게 한가한 때가 아니야!” 하며 종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얼마 못 가서 말굽 징이 통째로 빠져버렸다.
“도련님,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장간에 가서 징을 박고 가야 합니다.” 종이 간청했지만 도령은 “아서라! 내가 과거를 치룬 후에 할 일이니라. 징 하나 없다고 갈 길을 멈추느냐, 이놈!” 하였다.
도령의 호통에 어쩔 수 없이 계속 한양을 향하여 갔다. 맨 말굽으로 달리던 말은 급기야 말굽이 다 닳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도령이 일어나라고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말은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결국 도령은 과거를 치르지 못했다.
우리는 눈앞의 상황만 볼 때가 많다. 자기 자신의 계획과 욕망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소홀히 여기게 되는 것이다. 임시 편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이 보기에 큰 것만 하려고 하면 말굽 못이 빠져나가듯 작지만 중요한 것들이 하나하나 빠져나가 버려 결국은 큰일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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