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사물 구조해 새 생명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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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사물 구조해 새 생명 불어 넣는다?
포커스 물건을 수리하는 예술행위 통해서 인식변화 추구하는 유기사물구조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7.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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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복을 입은 7명의 유기사물구조대 | 천근성 작가

요즘 가구 만드는 워크숍이나 공방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버려진 물건을 수리하고 새롭게 디자인해 그 가치를 발견케 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예술가들이 있다.

예술가 7명이 펼치는 길거리 가구수리 버스킹

서울 영등포구 문래창작촌에는 버려진 물건을 생명처럼 구조하는 유기사물구조대가 있다. ‘피스오브피스(Piece of peace)’에서 활동하는 7명의 작가 및 예술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실내활동이 제한되자, 실외에서 문화&예술을 구현하고자 버려진 가구를 수리하는 유기사물구조를 시작했다. 
구조대를 기획한 천근성(37) 작가는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예술로 해결하려면 암울한 얘기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세계관놀이를 접목해 길거리에 유기된(?) 사물을 구조하는 과정을 퍼포먼스처럼 보여준다. 마치 재밌는 버스킹 같은 예술행위를 통해 사람들이 사물의 순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서울아까워센터 유기사물구조대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7명의 구조대원들은 아까워캠프도 열고 있다. 지난해엔 총 4회 동안 초등학생부터 일반인 27명이 참여했다. 매회 6~7명이 모여 무박 2일간 진행되었는데 토요일은 사무실에서 이론강의와 수리방법을 교육하고 일요일엔 유기사물을 현장에서 직접 수리하는 체험을 했다. 아까워클리닉이 열리면 지원자들이 사물을 고치는 닥터가 될 수 있다. 

예술을 실마리로 산적한 문제들 해결하고파

형광 주황색 구조복을 갖춰 입고 요란하게 출동한 구조대원들의 물건수리 퍼포먼스는 지나가는 행인의 눈길을 붙잡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천 작가는 “출동을 하면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겨울엔 따뜻한 커피를 주는 분이 있고 자신의 것도 고쳐달라고 가져오기도 했다. 어떤 분은 저희가 답답했는지 본인의 드릴을 갖고 와 도와주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분명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버려진 사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유기사물구조대 활동으로 예술가 대원들의 역량은 커지고 아이디어도 다양해졌다. 그런데 요즘 이들은 고민이 깊다. 바로 저렴한 임대료로 예술가들을 불러모았던 문래창작촌에 맛집과 술집이 속속 들어와 핫플레이스가 되며 젠트리피케이션과 재개발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는 10년까지 거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임대인은 매년 임대료를 5%씩 올리며 이익을 챙기더니 결국 세입자를 체인지해서 임대료를 두세배 이상 받을 목적으로 재개발 리모델링을 핑계로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형편은 어렵지만 지근거리에 산적한 문제들을 예술로 해결할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하는 천 작가는 “지금은 우리가 젠트리피케이션과 환경문제 등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문제라는 것은 연쇄적으로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번 기회에 변두리에서 더 넓은 작업실을 구해 더욱 큰 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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