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한 공항 내 조류충돌 사고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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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증한 공항 내 조류충돌 사고를 막아라!
핫이슈 코로나19로 급증한 야생동물과 항공기의 충돌을 예방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야생동물통제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2.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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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와 조류의 충돌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항에 모여든 새들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국 항공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자칫 비행기와 야생동물이 부딪히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기 운항 중단 등으로 새떼 급증

지난해 11월,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국내선 여객기가 새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긴급 회항을 하는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기는 이륙 후 25분 만에 김포국제공항으로 돌아왔고 여객기 교체로 운항이 지연되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가 이착륙 시 조류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공항에서 일어나는 위험천만한 상황 중 하나다. 특히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 고장을 일으켜 추락하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운항 재개를 앞둔 각국의 항공사들이 야생동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공항에서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가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유럽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 건수는 2020년 같은 분기에 비해 205%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기 운항 1만회 당 조류충돌 빈도는 4.22건으로 최근 6년 평균(3.37건)보다 20%가 늘어났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이전에도 종종 발생하던 일이지만 팬데믹으로 항공 운항 건수가 급격히 줄어 공항이 한적해지면서 새들이 공항으로 대거 유입돼 사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좌)음파퇴치기를 이용해 조류를 퇴치하는 모습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우) 야생동물통제대 권혁락 대장

엽총, 음파퇴치기 등 다양한 퇴치 방법 동원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로 매일 24시간 야생동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지난주 기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회의실에서 야생동물통제대 권혁락(52) 대장을 만났다. 지금 한창 겨울 철새인 기러기 떼가 북상을 앞두고 먹이활동 중이라서 야생동물통제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권혁락 대장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조류가 아주 많다. 게다가 코로나로 항공기 운항 횟수가 줄어들었고, 공항 바깥에는 개발로 인해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공항으로 유입되는 야생동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코로나 이전보다 조류충돌 건수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통제대는 주로 공항 내 이착륙 구역에 있는 야생동물을 항공기 운항 항로에서 벗어나게 하여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도와준다. 권 대장은 “조류 퇴치를 위해서는 엽총 공포탄이나 새가 싫어하는 음파를 내보내는 음파퇴치기 등을 사용한다. 조류 외에 고라니나 유기견, 유기묘의 경우에는 마취총으로 생포해 야생동물보호센터나 인근 동물병원에 인계한다. 또한 공항 내 야생동물만 퇴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항 주변의 조류 서식 여부 및 생태환경을 조사·연구해 이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 생태계를 관리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MBC 뉴스 캡처

인천국제공항 조류충돌 건수 세계 최저 수준

야생동물통제대원들의 노력으로 인천국제공항은 버드 스트라이크 건수가 운항 1만 회당 0.3~0.4회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거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권 대장은 “우리가 하는 일이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지 않더라도 누구보다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반면 근무 중에 총기를 소지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항상 대두된다. 또한 젊은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데 대부분 대원들이 40대 이상일 정도로 총기 소지가 가능한 수렵면허를 가지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부족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향해 야생동물이 빠르게 접근해 충돌이 우려되는 돌발 상황에서는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동물을 사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등과 갈등을 빚는 일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권혁락 대장은 “설령 천연기념물과 같은 보호종이나 희귀동물일지라도 우리는 항공기 안전과 사람의 생명을 우선시 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연과 인간은 공존해야 하므로 야생동물 포획과 분산만이 아닌 대체서식지 마련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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