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빌리 브란트 거리, 빌리 브란트 회관 등 ‘빌리 브란트’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된다. 前 서독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1913~1992)는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과거를 용서받고 전 세계인의 마음을 얻게 해준 인물이다.
특히 그의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있었던 사건 때문이다. 겨울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 브란트는 우산도 마다하고 유대인을 위해 세워진 위령탑 앞에 꽃을 놓았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위로 무릎을 털썩 꿇고 눈물을 흘렸다. 이는 독일을 대표한 사람으로서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의 표현이었다. 고개를 숙인 브란트의 사과는 곧 전 세계에 알려졌고 당시까지 극악무도했던 전범국가 독일에 대한 세계인의 선입견을 바꾸어 놓았다. 이 일 이후 세계의 언론은 말했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라고….
오늘날 이 시대에도 잘못을 저지르거나 악을 행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아무 변명 없이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삶을 살면서 크고 작은 잘못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 사람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을까.
오영신 선교사/ 독일 프랑크푸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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