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 않는 두부의 맛 이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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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두부의 맛 이어가고 싶어요”
줌인 두부장인들이 이어가는 강릉 초당두부마을의 인기 유지 비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1.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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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마을보존회 김규태 회장 (사진/ 오병욱 기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지역관광거점도시에 강릉이 포함되면서 관심이 집중되었던 강릉 초당두부마을.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높은 음식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최근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하는 초당두부

지난해 1월 강릉시(시장 김한근)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지역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면서 초당두부마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예고됐다. 강릉시는 강릉 일대의 관광지를 ‘휴·미·락'(休·味·樂, 휴식·맛·즐거움)’을 갖춘 외국인 관광거점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간 300만명이 다녀가는 초당두부마을, 과연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강릉 초당두부마을은 강릉시 초당두부로 1㎞ 부근에 20여개의 두부요리 식당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처음 6.25전쟁 이후 남편을 잃은 부인들은 맷돌로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팔며 자녀를 키웠다. 그러다 1986년 아시안게임 이후 관광객들이 늘면서 두부를 만들어 팔던 부인들이 하나 둘 식당을 차린 것이다. 그보다 앞서 두부의 첫 역사는 약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포호수 옆에 위치한 초당(草堂)은 조선시대 허난설헌과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생가가 위치한 곳이며 초당은 그의 아버지 허엽 선생의 호(號)였다. 당시 강릉 부사로 내려온 허엽이 관청 뜰에 있는 샘물 맛이 좋아 그것으로 두부를 만들었는데 이때 간수로 동해의 바닷물을 사용했다. 그렇게 만든 두부의 맛에 반한 백성들이 그 두부를 초당두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있다. 

1. 두부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2.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을 갈고 있는 모습
3. 운영한지 15년이 된 토박이할머니순두부 식당

전통방식의 두부 제조법 이어 나가야

얼마 전 기자가 찾아갔던 강릉 초당두부마을의 두부마을보존회 김규태(50) 회장(토박이할머니순두부)은 일반두부와 초당두부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초당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간수는 일반 소금으로 만든 간수와는 달리 동해 바닷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타 지역 두부와 맛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부를 만들 때 처음 콩을 갈고 그 콩물에 간수를 넣어 초(순)두부를 만드는데, 초당두부마을에 있는 모든 식당은 100% 동해 바닷물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 간수로 초두부(순두부)를 만들면 써서 먹을 수가 없어서 타 지역에서는 잘 팔지 않는다”며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만든 초두부를 기자들에게 직접 맛보여주었다. 여느 초두부에서 느낄 수 없던 감칠맛과 깊은 맛이 느껴졌다. 
그는 또 콩물을 거르는 방식에 따라 맛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고 말했다. 15년째 두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콩물을 거르는 방식으로 두부를 만든다. 그러나 거르는 방식의 경우 대량으로 제조가 가능하나 한 번 더 걸러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1일 평균 5회 정도 콩물을 내려야 하는데, 1회에 2시간이 소요되어 총 10시간 동안 거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야 가장 맛있는 두부를 만들 수 있으며 또 그 두부가 세계적인 두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보존회를 통해 전통방식의 두부제조법을 이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려 하지만 기계 작업은 1시간이면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다 보니 무작정 전통 방식을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강릉시, 미식관광의 중심지로 재도약 준비

2017년 KTX 개통,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초당두부마을은 유명세를 타며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김호석 가톨릭관동대 교수와 최현석 셰프 등 유명 셰프들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초당두부로 두부 삼합, 두부샐러드 등 각종 두부요리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면서 두부의 세계화를 향한 길을 열기도 했다. 또 젊은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춰 만든 두부를 활용한 순두부젤라또나 짬뽕순두부 등 다양한 두부 메뉴가 등장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작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초당두부마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잠깐 주춤했던 관광객은 소규모 관광객으로 관광패턴을 바꾸어 다시 찾아왔고 위드코로나 국면에 접어든 현재는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강릉시는 초당두부마을을 미식관광의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강릉시 한 관계자는 거점도시사업의 일환으로 초당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초당여행자플랫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2년 1월부터 착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외국인도 두부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초당두부체험관도 새롭게 조성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두부마을보존회 김규태 회장은 “초당두부마을을 새롭게 정비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정말 좋다. 그러나 두부의 제조 과정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 제대로 된 두부 맛을 내는 것을 기반으로 이 모든 것이 진행되길 바란다”며 무분별하게 개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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