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3월, 두 대의 미군 전투기가 대공포 공격에 맞아 손상을 입었다. 편대장이었던 파르도(Pardo) 대위의 전투기 엔진 하나는 이미 불이 붙어 한쪽 엔진만 작동했고 연료도 새고 있었다. 아만(Aman) 대위의 전투기도 연료탱크에 구멍이 나 비상 탈출을 해야 했지만 베트남군에게 발각돼 죽임을 당할 확률이 높았다. 파르도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아만의 전투기를 밀어보기로 했다. 전투기에는 항공모함에 착륙할 때 와이어에 걸 수 있는 꼬리고리(Tailhook)가 장착되어 있다. 파르도는 아만의 전투기 뒤로 바짝 붙어 꼬리고리를 밀어서 라오스 영공까지 140㎞를 비행했다. 그리고 연료가 바닥나자 조종사 전원이 비상 탈출을 해서 모두 생환할 수 있었다.
파르도가 한 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전투기 후미를 밀거나 아래에서 떠받치는 방법 등 여러 번의 시도를 하면서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꼬리고리를 미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인간은 패배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라는 리처드 닉슨 前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도 뛰어넘을 수 있다. 자신과 동료를 구한 파르도의 일화는 힘들거나 불가능할 것 같은 일 앞에서 시도해 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리는 이 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박남은 수석연구원/ KAI(주), 항공우주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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