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버가 본 동해 바닷속 해양오염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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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버가 본 동해 바닷속 해양오염의 민낯
기획 동해바다 환경정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쿠버다이버 김정환 씨를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9.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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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 바다 밑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남애스쿠버리조트)

최근 버려진 각종 플라스틱 제품과 폐어구 등으로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플라스틱, 밥상까지 위협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해양쓰레기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은 해양쓰레기의 주범으로 광범위하게 바다 오염을 유발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8만 4106톤으로 추정되며, 최근 3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플라스틱류가 평균 8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나타났다. 
플라스틱은 서로 부딪히거나 파도에 마모되고 쪼개지면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바닷속을 떠다니다가 해양생물에 침투하고 결국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다시 우리의 밥상 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스티로폼 알갱이를 압축해 만든 부표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그물, 밧줄 등의 폐어구가 해양을 오염시킨다. 어업활동 중 끊어지거나 유실된 그물은 바닷 속에 가라앉아 있으며, 국내 연근해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폐어구는 연간 4만 4000톤에 달하고 있다. 

남애스쿠버리조트 김정환 대표
(사진/ 문보영 기자)

정기적인 쓰레기 수거활동 및 모니터링 실시

해양쓰레기로 인한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바닷속에 직접 잠수해 정기적으로 해양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쿠버다이버가 있다. 바로 강원도 양양의 남애항 부근에서 남애스쿠버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환(49) 대표다. 대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한 그는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고 13년 전 양양에 정착해 스쿠버 교육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한 달에 두 번 정도 바닷속에 버려진 일회용품, 어망들을 청소하는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또한 쓰레기 수거 지역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해양쓰레기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작년 박카스 광고에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부부가 출연했는데 그들이 제 처남과 처남댁이다. 처남은 쓰레기로 가득한 바다 모습을 본 후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사해 정화활동에 애쓰고 있다. 처음엔 누가 알아주거나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하라고 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파도에 휩쓸려 와서 쌓인 플라스틱 병이나 캔 외에도 낚싯줄, 바늘, 찌 등의 낚시 쓰레기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등은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는 “바닷속에 통발, 그물 등 어민들이 끊어버렸거나 자연재해로 유실된 폐어구가 많다. 물고기가 통발 안에 있는 미끼를 먹기 위해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죽고, 또 그 죽은 물고기 사체를 먹기 위해 다른 물고기가 들어간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해양생태계가 파괴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해변가 및 바닷속에서 수거한 각종 쓰레기

깨끗한 바다 조성의 중요성 모두 인식해야

지금은 해양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전에는 쓰레기를 모아서 가져가면 어민들이 냄새난다며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예전에 정화활동을 하던 중 낚시꾼들이 ‘물고기 밑밥 줘야하는데 들어가서 방해한다’며 이상하게 볼 정도로 해양보호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개인이나 단체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닷속에 잠긴 폐어구는 한꺼번에 들고 올라올 수 있는 부피나 무게가 아니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이런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와 함께 작업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의 교수이기도 한 김정환 대표는 학생들에게 깨끗한 바다를 지키는 것을 강조한다. 김 대표는 “정화활동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평생 이용하는 바다를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고 싶었다. 그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을 본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 삶의 터전인 바다가 점점 황폐해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 일을 하고 있다. 바다를 생업으로 하는 어민이나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들 또한 바다가 곧 삶의 터전이다. 깨끗한 바다를 위해 어민이나 지역민,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과 함께 해양쓰레기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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