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전인 사서(四書) 중에 중용(中庸)은 단순히 중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길을 찾아가는 학문이다. 중용의 핵심사상 중 성(誠)은 참된 진리를 정성을 다해 이루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널리 배운다는 뜻의 박학(博學), 심도 있게 질문한다는 뜻의 심문(審問), 깊이 생각한다는 뜻의 심사(慎思), 명료하게 말한다는 뜻의 명변(明辯), 마음을 다해 깨달은 것을 실행한다는 독행(笃行)의 과정이 필요하다. 즉, 지식이 있어야 깊이 있는 질문을 할 수 있고 그 질문을 통해 깨달을 수 있으며 깨달아야 명료하게 말할 수 있고 이를 온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교육은 지식의 양이 많고 복잡하여 깊이 있는 질문과 사유(思惟)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필자는 세미나에 참석하면 반드시 질문한다. 질문할 마음을 갖고 있으면 발표 내용에 경청하게 되고 무엇을 질문할지 미리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깊은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무의미한 일에 빠져 시간을 낭비한다. 깊은 사고 없이는 마음을 정돈할 수 없고 올바른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게는 중용이 말하는 깊은 사고와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심종범 교수/ 건국대학교(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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