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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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아름다운 동행
줌인 엄격하게 선발·훈련되어 무상 분양된 안내견, 이제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0.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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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생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국회출입논란은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사회적 인식 전환 필요성을 방증했다. 훌륭한 안내견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들의 일상을 듣기 위해 1급 시각장애인 안내견상담사 유석종 씨를 만나 보았다.

지난 26년간 약 230마리 안내견 무상 분양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개는 기본적으로 안내견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습니다” - 안내견상담사 유석종 씨
지난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김예지 의원(40, 국민의 힘)의 안내견 조이(4세, 수컷)가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성했다. 당시 국회출입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조이 덕분에 안내견이 주목을 받으며 이들이 기관, 단체 및 식품접객업소 등 모든 곳에 출입할 수 있다는 것(장애인복지법 40조)이 널리 알려졌다. 더불어 ‘개는 훌륭하다(KBS)’, ‘유퀴즈온더블럭(tvN)’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시각장애인의 눈과 빛이 되어주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국내에는 1993년 설립된 후 그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230여마리를 무상 분양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교장 박태진)가 있다. 안내견은 김예지 의원뿐 아니라 대학생, 교사, 공무원 등과 함께 사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유석종(39) 씨 역시 대학시절부터 안내견과 함께한 1급 시각장애인으로 졸업 후 안내견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유석종 씨는 “비장애인은 목적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지만 시각장애인은 목적지는 알고 있으나 그곳까지 놓여있는 수많은 장애물을 피해 부딪치지 않고 가는 것이 어렵다. 안내견의 역할은 주인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똑바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이들이 시각장애인을 대신해 모든 일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고 장애인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YTN

안내견에 적합한 견종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전 세계적으로 안내견의 90%는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차지한다. 이유는 온순하고 붙임성 좋은 성향에 더해 준수한 외모, 그리고 단모종(短毛種)에 적당한 체구를 갖췄기 때문이다. 유 씨는 “안내견은 생후 7주가 지나면 1년간 자원봉사자 가정에 위탁되어 다양한 체험을 한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쇼핑센터 등을 다니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예측 가능한 상황을 접함으로써 마침내 시각장애인과 함께할 때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불안해 할 필요가 없도록 교육한다”고 언급했다.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 교육(퍼피워킹, Puppy Walking)을 받는 예비 안내견은 매년 40여마리에 이른다. 1년간의 위탁교육이 끝나면 이들은 학교에 입소해 종합평가에 이어 6~8개월가량의 훈련, 3번의 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안내견이 되는데 그 비율은 약 30%에 그친다. 이같이 안내견은 엄선된 아빠(종견)와 엄마(모견)로부터 태어나 적합한 품성과 혈통을 기반으로 엄격한 훈련과 평가를 통해 선발된다. 
안내견을 분양받는데도 조건이 있다. △혼자 보행이 어려운 중증 시각장애인에 △정기적인 사회활동이 보장되어 있으며 △안내견을 가족처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는 매년 10여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되는데 9년간 장애인들과 생활을 하다 은퇴한다. 은퇴 이후엔 자원봉사자의 가정에 위탁되어 관련 업체로부터 건강관리와 병원비 지원을 받는다.

“사람과 걷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안내견의 수명은 동(同)견종보다 2~3년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성을 억누르고 사람에게 희생하는 모습이 불쌍하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 유 씨는 “안내견의 수명이 긴 이유는 그들이 주인과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불안감이 없고,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내견이 비장애인과 걸으면 산책이라 하고, 같은 길을 시각장애인과 걸으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안내견의 입장에서는 여느 반려견과 똑같이 주인과 산책을 하는 것”이라며 “그들에게는 사람과 걷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안내견은 전 세계적으로 2만마리에 달한다. 일본만 해도 980마리이다. 반면 국내에 보급된 안내견은 70마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안내견 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선진국에 비해 넓지 않고 ▲안내견을 수용할 대중의식이 미진하며 ▲안내견과 생활하고자 하는 시각장애인의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4번째 안내견과 생활하고 있는 유석종 씨는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으로 개에 대한 좋고 싫음을 떠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의 신체일부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각 분야에서의 꾸준한 교육이 이루어짐으로써 편견 없는 시선으로 안내견을 바라보고 교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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