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용병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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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용병의 죽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3.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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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방문한 스위스 루체른에서 바위로 만든 사자상을 본 적이 있다. 창에 찔려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도 방패를 지키고 있는 이 사자상은 프랑스 왕조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786명의 스위스 용병을 기리고 있다. 스위스는 예로부터 산이 많아 농사를 짓기 어려웠고 특히 겨울에는 양식이 없어서 남자들이 생계를 위해 유럽 각국에서 용병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를 지키다 시민 혁명이 일어났다. 당시 분노한 수만명의 파리 군중들은 튀일리 궁으로 진격했고 프랑스근위대마저 도망간 상황에서 스위스 용병들은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혁명군에 맞서 왕을 지키다가 결국 전멸했다. 
프랑스 시민들은 그들이 왜 도망가지 않고 왜 죽음을 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후 죽은 병사의 품에서 ‘만일 우리가 약속을 저버리고 도망친다면 이후에 누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용병 일을 맡길 것인가’라는 유서가 나왔다. 그들이 살기 위해 도망갔다면 어느 나라도 스위스 국민에게 용병 일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스위스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상호간의 믿음을 저버린다면 당장은 유익할지 몰라도 결국 그것은 자신과 국가를 망하게 하는 길이다. 혹시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오영신 선교사/ 독일 프랑크푸르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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