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초소형 주택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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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초소형 주택의 매력 
줌인 작은집 건축학교 문건호 교장을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2.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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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주택(Tiny House)이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과 시니어 세대에게 농촌을 체험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5평 목조주택, 신고만으로 농지에 설치 가능

“건축 프로그램은 보통 3개월가량 기본교육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12명이 함께 숙식하며 
7박 8일 만에 5.5평 목조주택 한 채를 짓는다” 
-한겨레 작은집건축학교 문건호 교장

 최근 초소형 주택을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서 별장처럼 이용하며 휴식을 즐기고 귀농귀촌을 체험할 수 있는 작은집이 인기다. 특히 농기구를 보관하거나 농사짓다가 잠깐 쉬기 위해 농지에 설치했던 간이 건축물인 농막(20㎡, 약 6평)에 전기·수도·가스시설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작은집 건축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농막은 개발행위허가나 농지전용허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농지에 간단한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건축비와 관리비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 매체에 소개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충북 제천의 한겨레 작은집건축학교도 농막을 모티브로 하여 농막보다 작은 5.5평(18㎡)짜리 복층형 이동식 목조주택을 
8일만에 짓는다. 수업은 총 8회에 걸쳐 이뤄지며 주말반과 평일반으로 구분되는데 평일반 수강생들은 학교 주변 10여채의 3.4평 혹은 5.5평의 주택에서 숙식한다. 대부분이 퇴직자이거나 시니어이기에 가능하다. 2015년에 문을 연 이래 300명이 이곳을 거쳐갔다. 1년에 120명이 수강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자가 900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쏟아진다.

귀농귀촌에 앞서 농촌문화 적응단계에 최적

교육생들은 드릴로 피스를 박는 기초과정부터 건물 내외장과 전기, 설비, 가구, 도배, 도장까지 전과정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휴식공간 혹은 주거공간을 직접 만든다. 이들은 삶의 질을 해치지 않는 최소한의 규모로 집을 직접 지어보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의 형태로 살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된다. 구석구석 자신들의 땀방울과 스토리가 담겨 있는 집은 그 가치와 의미가 깊다보니 대부분 수강생들이 우선적으로 구매한다고 한다.
문건호(53) 교장은 “귀농귀촌한 분들이 시골의 넓은 땅에 좋은 집을 지었으나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사회적 공동체로부터 멀어지며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적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농촌에서도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마침내 농촌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책을 ‘작은집 마을 만들기’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는 이주민들이 당장 주소를 옮기고 경제적으로 뿌리내릴 것을 원하지만 그보다 앞서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환경, 쾌적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군대가 아니고서야 남자들이 8일간 낯선 사람과 매끼 식사를 함께 하며 동고동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숙식형 교육과정 속에서 수강생들은 나이와 직업, 성별을 초월해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하나가 된다. 이들이 한 곳에 모여서 작지만 행복한 작은집 마을을 조성한다면 농촌 환경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가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초소형 주택은 젊은층에 내 집 마련의 꿈 실현케 해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도심 속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며 전 세계적으로도 초소형 주택(Tiny House)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며 작은집은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는 실질적 대안으로 주목받았고 그 흐름은 홍콩·스페인·영국·프랑스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홍콩에서는 살인적인 집값에 시달리는 홍콩 청년들을 위해 대형 콘크리트 하수도관을 활용한 10㎡(3평)짜리 ‘오포드 튜브 하우스(OPod Tube House)’가 만들어졌다. 스웨덴의 목조주택 ‘스튜던트 유닛(Student Unit)’ 역시 대학생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지어졌다. 한편 초소형 주택은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로 인해 집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문건호 교장은 기성세대의 욕망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고 그 결과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아득히 멀어졌다며 “우리는 ‘집’이라는 것을 너무나 힘들게 얻어왔다. 사실은 관점만 바꾸면 작은집이 결코 작지 않다. 욕심을 줄이면 스스로가 작지만 충분히 알맞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을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국내 주택 시장에서 초소형주택이 보편화되려면 한계가 있지만 대안주택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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