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대한 시각 즐겁게 바꾸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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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시각 즐겁게 바꾸고 싶어요”
[인터뷰] 투병 경험 통해 암 인식 개선 활동에 나선 1호 캔서테이너 이야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1.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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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수술 및 치료과정도 힘들지만 사회적 편견과 차별 때문에 환자들이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에 암 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캔서테이너(Cancertainer) 황서윤(37) 씨를 만나보았다.

갑작스런 암 선고로 인생에 변화 생겨

우리나라에서 암은 사망원인 1위로 기록될 정도로 위험한 질병이다. 그런데 최근엔 암 환자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유방암의 경우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암 투병을 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등 암 경험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요즘 자신이 암 환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암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깨는데 나서는 이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주 기자는 마포의 한 카페에서 본인이 겪은 암 투병을 토대로 암 환자들이 즐겁게 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황서윤 씨를 만났다. 뮤지컬, 영화 등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던 그는 지난 2016년 10월 유방암을 선고받았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병원에 갔더니 바로 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암’은 내 인생에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었는데 아무 준비 없이 갑자기 암 환자가 되었다. 주변에 암 경험자가 전혀 없어서 암에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당연히 일도 못한다고 생각해서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하던 일을 다 그만두었다”고 그는 당시의 심정을 말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유방암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초기 단계라 수술 후 경과도 좋았고, 항암치료 대신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암 환자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방송으로 

치료 후 빨리 회복도 했지만 사회에 복귀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배우의 길로 돌아가자니 자리가 없었다. 예전의 삶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이것저것 도전해봤지만 잘 되지 않아 좌절감이 들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 몇 년 전에 작품을 함께한 박피디(가명, 44)를 만나게 되었다. “박피디님 또한 저보다 먼저 1년 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에 서로 겪었던 일들에 대해 얘기하고 공감하면서 해소가 되었다. 그러다가 다른 암 경험자들과도 이러한 위로와 공감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윤 씨는 말했다. 이에 2018년 5월 그는 ‘박PD, 황배우의 내가 암이라니’라는 타이틀로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암 투병 중 직접 겪었던 수술, 방사선 치료과정의 생생한 경험담과 치료 이후 건강관리, 암 경험자들의 사연 등을 다뤘다. 지난 6월 시즌 1이 종료되었고 요즘은 청취자를 위해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서윤 씨는 “암 환자들도 물론 방송을 통해 공감하고 좋아했지만 특히 환자의 보호자나 가족들이 방송을 듣고 환자의 심경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가족이나 보호자들이 청취하는 것도 환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첫 캔서테인먼트 기업 설립에 큰 호응

지난해 4월 황서윤 씨는 박피디와 함께 캔서테인먼트(Cancer+Entertainment) 기업인 ‘(주)박피디와 황배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암 환자와 가족이 궁금해하는 정보와 고충을 팟캐스트나 강의로 알려주고 이외에도 운동, 댄스 교육을 통해 암을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암(cancer)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캔서테이너라는 말을 만들었다. 암을 극복하는데 즐거움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그녀는 1호 캔서테이너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직접 겪은 암 경험담과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아미고 아미가’ 공연을 끝냈으며 (주)박피디와 황배우 기업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19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창업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암 경험자와 같이 밥을 먹기 꺼려한다든지 직장에서 업무능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우리가 더 당당하게 나서서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주면 사회적 인식도 점차 바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암 환자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싶다는 황서윤 씨는 팟캐스트 진행자, 캔서테인먼트 대표, 강연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오늘도 즐겁고 유쾌한 모습으로 당당히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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