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對中외교, 상호이익 부합하는 의제 발굴이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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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對中외교, 상호이익 부합하는 의제 발굴이 긴요
기획 [신년기획] 미중갈등·북핵문제, 이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1.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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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였지만 양국관계는 어느 해보다 냉랭했다. 미중갈등, 북핵문제 등 중요 이슈마다 입장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2023년 대한민국에 요구되는 대중외교 전략을 한국외대 HK+국가전략사업단장 강준영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지난 8월에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모습

최근 백지시위가 중국사회에 남긴 교훈 

지난해 11월 중국 주요 도시 및 대학을 중심으로 과도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백지시위란 이름은 시민들이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깜짝 놀란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급선회했다. 이후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중국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 강준영(61)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지시위는 일종의 민생시위의 성격이 강했다. 중국 정부의 과도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민생이 어려워지자 국민들이 이에 반발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면 금방 사그라들 시위였다”고 백지시위의 성격을 정의했다.
이어서 그는 “주목해야 할 점은 시위를 주도한 계층이 청년층이라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청년층은 시진핑의 중국몽과 강경 일변도의 대미정책을 지지하는 강력한 우군이었다. 그런 그들이 갑자기 거리로 나와 중국 정부에 저항한 것은 청년들이 우군에서 감시자로 돌아선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백지시위의 불길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만약 앞으로 중국경제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민생이 어려워지면 중국 사회에도 큰 동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 KBS 뉴스 캡처

향후 아랍과 아프리카에서 미중 경쟁 심화 예상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은 지난 12월 사우디를 방문, 아랍 여러 국가 정상들을 만났다. 최근 중국이 아랍 국가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이유를 강 교수에게 물었다. 강 교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최근 바이든 정부가 국제사회를 규합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중국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자기편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중국의 오랜 목표인 ‘석유 위안화 결제’를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의도와는 달리 아랍 국가들이 쉽게 중국의 손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강 교수의 예측이었다. 국제사회에서 위안화가 아직 미국 달러만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게서 무기를 수입해야 하는 아랍 국가들이 섣불리 미국을 등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어서 강 교수는 “사우디를 포함한 아랍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텐션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미중 갈등이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 중 하나가 진영화다. 미국과 중국이 각자 자신의 편을 모으기 시작했다. 미국은 유럽과 인도 태평양 국가를 자신의 편으로 당겨왔다. 그리고 이제 중동과 아프리카가 남았다. 중국 역시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중동과 아프리카가 미중갈등의 새로운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아야

한국외대 강준영 교수<br>
한국외대 강준영 교수

지난 12월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화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약 80분간 열린 회담에서는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ㆍ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양국 모두 큰 소득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23년 한중관계가 나아갈 방향을 강 교수에게 물었다. 그는 “한국 외교장관 회담 이후 한국과 중국에서 각기 다른 메시지가 나온 것을 두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꼭 나쁘게만 볼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제 서로의 본심을 알았으니 새로운 기준점이 마련된 셈이다. 거기서부터 대화하면 한중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올해부터는 미중갈등이나 북핵문제 등 서로 입장 차이가 큰 의제가 아니라, 경제협력 등 서로에게 필요하면서도 대화 가능한 의제를 찾기 위해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대중외교에 있어서 중국의 보복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과거 사드사태와 같은 경제보복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의연하게 우리 목소리를 내며 상호이익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부언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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