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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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기획 기획특집 III - 한국의 합계출산율 0.81명, 현재 세계 최저 수준 해결하려면 이민자 적극 수용해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1.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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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 안톤 숄츠

최근 체계적 이민정책 수립을 위해 정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인 안톤 숄츠는 이민자의 입장에서 이민정책을 바라보며 법안 마련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민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 이주노동자 11만명 받아들일 예정

지난달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외국인력 규제완화와 체계적인 이민정책 수립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맥락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10년 뒤에는 이민자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경제상황 변화로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을 적극 지원하고 챙기는 나라가 모든 면에서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국가 백년대계로서 출입국·이민정책을 연구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219만 5천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다. 정부는 올해 총 11만명이라는 역대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발표하고 10년 후의 대한민국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1월 이민정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학계, 법조계, 사회단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0명의 자문위원들은 향후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이민정책을 적극 논의할 예정이다.  
기자는 지난주 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독일 ARD기자 겸 PD인 안톤 숄츠(50)를 만났다. 20년간 한국에 살며 교수, 다큐멘터리 제작자 등 다양한 직업인으로 한국사회를 경험한 그는 이주민의 시각으로 국내 이민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민정책위원회 위촉식(앞줄 우측에서 두번째가 안톤 숄츠) | 출처/ 연합 뉴스 캡처


한국, 외국인 이민자 유입에 부정적 인식 만연

안톤 숄츠는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이제 한국은 외국인 없이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노동 인력이 사라진 건설현장, 농어촌, 중소기업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렸다. 외국인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드러난 계기가 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외국인과 함께 사는 것을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톤 숄츠는 이슬람 혐오와 난민에 대한 불안감으로 적대적이고 폐쇄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세 가지 사건을 예로 들었다. 
▲2018년 전쟁과 기아로 인해 자국을 탈출한 예멘 난민 484명이 제주도에 찾아들었다. 일대 혼란에 휩싸였던 한국사회는 결국 단 2명만 난민으로 인정, 412명에 인도적 체류 허가, 나머지 70명은 추방했다. ▲2022년 2월엔 한국 관련 기관에서 일했던 아프카니스탄 특별기여자 391명이 ‘미라클 작전’으로 구출되어 한국 땅을 밟았다. 그중 29가구(157명)가 울산 현대중공업 사택에 정착했다. 그런데 사택 주변 학부모들은 기여자의 초등생 자녀 25명이 같은 학교에 배정될 경우, 범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며 건축현장 인근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반대 현수막 아래엔 두 달째 돼지머리가 전시되어 있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 현황

외국인을 향한 인식개선이 급선무

사실상 외국인의 범죄 발생률은 내국인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그러나 내국인들은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위험한 존재라고 인식하며 이들의 증가는 바로 범죄율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안톤 숄츠는 “역사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대부분이 전쟁을 일으키거나 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적개심이 클 수 있다. 이를 감안해도 외국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며 “이주외국인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이미지 캠페인과 교육을 통한 국민적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구소멸 위기를 해소하려면 독일의 이민정책을 본받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독일이 2015년 시리아 난민부터 우크라이나 난민까지 7년간 받아들인 인구는 240만명이다. 이는 대구 인구(236만명)보다 많다. 또한 독일 전체인구 중 25~27%가 이민 1세대 혹은 2세대이다. 독일 경제가 향후 이민자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톤 숄츠는 “과거 전쟁이나 박해로 조선인 난민 30만명이 중국과 러시아로 이주했다. 더불어 한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들 중에는 2만명의 파독 광부·간호사, 20만명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역군 등 이주노동자가 있다. 타국 현지의 따뜻한 손길로 인해 지금의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한것처럼 이제는 한국도 국제적 책임감을 가지고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이민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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