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의 어머니 마음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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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어머니 마음을 생각합니다"
연재 장애인의 날 특집 - ①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맞아 발달장애인을 새롭게 이해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4.1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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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5100만 명 중 22만 명에 이르는 발달장애인은 해마다 7~8천 명씩 급속도로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지난 3월, 발달장애인의 권익옹호와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의회 김성조(60) 회장을 만나보았다.

성인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대응 취약

“내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라고 말하는 발달장애인 부모 209명이 지난 4월 2일(월) 삭발을 하며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들의 ‘삭발’은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나도 자녀가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우리나라 인구의 0.4%를 차지하는 발달장애인은 지능은 낮지만 타인과 어울려 사회생활이 가능한 지적장애인과 의사소통과 상호교류가 어려워 타인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폐성장애인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이미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말아톤’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맨발의 기봉이’는 충남 서산 출신의 지적장애인 마라토너 엄기봉 씨의 이야기이고 ‘말아톤’은 마라톤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가는 자폐성장애인을 그린 영화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도 24시간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다.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의회 김성조 회장은 “신체장애는 경제성장과 과학기술발달로 상당부분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는 그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 그나마 영유아기와 학생시기에는 사회·교육 분야에서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수명이 짧았던 발달장애인의 노년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취약하다. 의학 발달로 수명이 늘어난 성인발달장애인은  두려움과 혐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해 숨어버렸고 더욱 더 사회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이제는 이들의 삶을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해 깊이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절실

김성조 회장은 6년 동안 발달장애인협회에서 일하며 각종 대회를 마련하여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매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전국합창대회는 장애인의 문화참여를 활성화하고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의 현실을 접할 수 있는 실제적인 장이다. △자기권리주장대회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발표하는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기능경진대회를 통해서는 직업역량을 키워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한다. 
해마다 진행되는 각종 대회를 통해 장애인은 자긍심이 고취되고 비장애인은 인식이 개선되며 상호화합과 소통의 기회가 마련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최근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장애인학교가 들어서면 땅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장애인이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 것조차 보장되지 않는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다. 16년 동안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없었던 서울에는 현재, 1만 3천 명의 장애인 중 35%인 4500명 만이 4개의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성조 회장은 “장애인시설의 도심설립이 허용되지 않아 외딴 곳에 세워지다보니 시민의 관심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인권침해가 일어나기도 한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막는 것은 그들이 가진 능력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가진 편견인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미국 ‘랜터만법’은 장애에 따른 복지제도 시행  

“캐나다에 이민 간 지인이 초등학생 아들의 선생님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아들의 학급에 지적장애아가 있어 타 학급에 비해 진도가 뒤처진 것을 알게 된 지인은 선생님을 찾아가 불평을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학생들이 장애아를 배려하고 기다려주면서 훨씬 가치 있는 것을 배우고 있으니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며 돌려보냈다”는 실예를 들면서 김 회장은 비장애인이 조금만 이해해준다면 발달장애인도 적절한 교육과 충분한 훈련을 통해 모두 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랜터만법’이라는 법이 있어 장애 정도에 따라 훈련 및 보호 서비스, 수준에 맞는 직업 알선까지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7월부터 장애인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며 중증장애인의 만성질환 관리를 포함한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2022년까지 22개 특수학교도 신설되는 등 장애인들의 복지혜택을 위한 적극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성인발달장애인의 82.5%는 실업자다. 전문가들은 △성인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자기결정과 자존감 향상을 위한 다양한 취미활동 등 문화 참여를 활성화하는 한편 △자력으로 생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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