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수입 개선 위해 국산품종 개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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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수입 개선 위해 국산품종 개발 시급하다
줌인 과수종자 국산화율 18%에 불과 국산품종 개발·도입을 위한 노력 절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5.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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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과일 중 국산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아 약 1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식량주권 확보와 농가수입 향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산품종 개발 현황을 알아보았다.

배 84%, 사과 68% 여전히 해외품종 비율 높아

후지(부사) 사과, 신고 배, 캠벨 포도…,  평소 우리가 즐겨 먹는 과일 앞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수식어는 해당 과일의 품종을 뜻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과일의 상당수가 해외품종이라는 데 있다. ▲사과의 경우 전체농가의 68%가 일본 품종인 ‘후지’를 재배하고 있다. ▲배는 84%가 일본 품종인 ‘신고‘다. ▲포도 역시 미국 품종 캠벨얼리가 37%, 샤인머스캣(일본)이 31%를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품종을 사용할 경우 적지 않은 로열티가 발생해 생산 농가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또 최근 기후변화, 전쟁 등으로 인해 식량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산품종 확보가 국가차원의 중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알면서도 국내농가가 해외품종을 재배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해외품종이 국산품종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거나 맛과 품질이 우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생산품종을 변경하는 것이 농가 입장에서 상당한 리스크인 점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농업현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로 경쟁력 있는 국산품종이 개발되면서 주요 품목의 국산화율이 매년 꾸준히 상승, 지난 2019년에는 27.5%에 도달했다. 
 

국내 주요 과종별 재배품종

국산품종 개발 진력, 작은 사과 ‘루비에스’ 등 인기 

국내에서 과일, 채소 등의 품종 국산화를 이끌고 있는 기관은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하 원예원)이다. 원예원에서 핵과류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김성종 연구원은 “새로운 품종 한 개를 개발하기까지 약 20~30년이 소요된다. 또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민간이 추진하기는 어렵다. 원예원에서는 소재선발, 유전자원 교배, 지역 적응 시험, 품종 등록 등 신품종 개발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신품종은 인지도가 부족하고 가격경쟁력이 낮고 유통도 쉽지 않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신품종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 마케팅 지원사업 등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 원예원에서 개발한 과일 품종 수는 사과 41품종, 배 42품종, 감귤 26품종, 포도·복숭아 각각 19품종 등이다. 여기에 지자체와 민간개발 품종까지 더하면 수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원예원이 개발한 대표적인 품종 중 하나는 일명 작은 사과로 불리는 ‘루비에스’다. 루비에스는 무게가 86g 정도 밖에 안 되는 소과종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작은 크기 때문에 1인 가구 증가로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맞아떨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 재배 시 다른 품종에 비해 낙과가 적어 재배농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품종 국산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딸기 ‘설향’

조완 단감 | 루비에스 사과(흰색은 탁구공)
스텔라 포도 | 윈터프린스 감귤

과채류 중 국산품종을 개발, 성공적으로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가 딸기다. 2005년 딸기의 국산품종 보급률은 9.2% 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국내 생산 딸기의 80% 이상이 일본 품종(육보, 장희)이었다. 매년 일본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딸기 농가에 큰 부담이 되자 농촌진흥청 딸기연구사업단을 중심으로 국산품종 개발과 보급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 결과 충남농업기술원이 질병에 강하고 맛과 식감이 뛰어난 품종 ‘설향’ 개발에 성공하며 국산품종 보급에 물꼬를 틔웠다. 이후 매향, 금실 등 우수한 품종이 연이어 개발되면서 2021년 기준 국내에서 재배되는 딸기의 94.5%를 국산품종이 점유하게 됐다. 나아가 딸기는 2021년 기준 약 4900톤을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의 국가로 수출하며 수출 효자품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농림식품부는 현재 세계종자산업 규모를 약 449억 달러(2020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종자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1.4% 수준(7367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등 농업선진국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을 도입해서 새로운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는 종자 관련 사업자의 90%가 5억원 미만의 소규모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활발한 연구와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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