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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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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빙질이 훌륭한 선수를 만든다[특별 인터뷰] 권영일 헤드아이스테크니션의 얼음 이야기

평창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지 1년이 지났다. 동계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 중 하나가 바로 빙질관리사, 이들은 아이스메이커로도 불리며 곳곳에서 큰 활약을 해왔다. 이에 최근 의정부 컬링장에서 빙질 관리에 열정을 쏟고 있는 권영일 아이스테크니션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컬링장의 빙질 조성, 섬세하고 예민한 핵심 작업

기자는 작년 3월 개장한 의정부컬링장 취재 때 만났던 권영일(41) 아이스테크니션을 지난주 다시 만났다. 먼저 컬링장 아이스테크니션의 하루는 어떤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고 싶었다. “선수들의 연습 시간이 8시부터다. 그래서 우리 팀은 새벽 6시부터 두 시간 간격으로 얼음을 정리한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 ‘팀킴’의 경기에서도 보았듯 미세한 빙질의 차이에 의해 스톤이 미끄러지는 속도나 스톤의 최종 도착지가 달라지는 컬링종목에서 빙질의 상태는 선수들의 경기 성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얼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물론 엠보싱 형태의 얼음(컬링장의 빙질은 스톤이 잘 밀려가도록 표면이 엠보싱 형태로 되어 있음)이 시간이 지나면 습기로 인해 내려앉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평평하게 만든 다음 페블(pebble)을 만드는 정빙작업을 한다”라고 컬링장 얼음 조성 특징을 설명했다. 특히 똑같은 환경에서 작업을 해도 실내온도, 얼음 표면온도, 습도 등 수많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하므로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컬링장 전체를 컨트롤하려면 건물 설비 전체를 알아야 하고 만들어진 경기장의 빙질을 유지·관리하는 데에도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컬링 경기장의 얼음 설계를 처음부터 해낼 수 있는 지식과 이 분야에 경험을 쌓은 기술자는 국내 2~3명 뿐이며 권영일 아이스테크니션이 그중 한 명이다. 

캐나다에서 3년 간 빙질관리 기술 전수받아

대학시절 체육학과 교수를 통해 처음 컬링을 접한 후 선수생활과 코치활동을 하면서 누구보다 컬링장 빙질의 중요성을 체감한 그는 2008년 빙질관리 기술을 배우기 위해 캐나다로 향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팀 지도자 자리를 놔두고 왜 거기에 가느냐고 만류했지만 컬링계의 발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캐나다로 간 그는 오직 컬링 하나만 생각하고 떠났다고 했다. 그 때문인지 요즘에는 다양한 빙질에서 우리 선수들이 펼칠 수 있는 기술이 굉장히 다양해졌고 빙질 관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후배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한편 그는 10년 전 캐나다에서 첫 발을 내디뎠던  컬링장 풍경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밴쿠버 인근에 있는 한 도시의 컬링장에 들어섰는데 아늑하고 포근한 것이 내 집 같았다. 경기장을 중심으로 바로 옆에 레스토랑과 컬링 숍이 있고 리그가 끝나면 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그 분위기를 한국에서도 꼭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캐나다는 컬링의 종주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컬링을 엄청난 규모로 발전시켰다. 전용 경기장이 무려 1600개로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컬링장의 숫자를 다 합쳐도 캐나다보다 적다. 또한 이곳 캐나다에는 좋은 빙질을 만들어내는 아이스테크니션이 있기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이 배출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 컬링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세계적인 아이스테크니션 데이브 머클린거(캐나다 아이스테크니션)에게 3년 동안 빙질관리를 배운 이후 귀국한 그는 2015년 동두천 컬링장을 만들었다.

아이스테크니션 육성이 컬링 저변확대의 기본

컬링선수 출신의 빙질관리사로서 대한민국 컬링계의 근황을 보며 어떤 심경일지 궁금했다. 그는 “무엇보다 컬링이 좋은 스포츠로 발전하려면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 그동안 컬링연맹에서 컬링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인데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시설을 구축하는 데에 비용이 들겠지만 앞으로 컬링경기장이 더 많이 생겨서 컬링이 생활스포츠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앞으로 춘천, 광교, 전주 등 여러 곳에 컬링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빙질을 만들어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권영일 아이스테크니션의 또 다른 고민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이 쌓아온 빙질에 대한 노하우로 후임을 양성해야 하는 중책의 위치에 있는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고 한다. 
추운 겨우내 컬링장 시트의 빙질을 관리하느라 빨개진 그의 양손을 보면서 오직 컬링 하나만 생각하고 달려온 그의 집념과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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