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는 다른 단원들처럼 빨리 적응이 안 되죠?” 몇 달 전 해외봉사를 온 한 단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언어를 빨리 배워서 현지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싶고, 봉사활동도 잘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며 실망했다. 이처럼 어떤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아 애가 탈 때가 많지만 때로는 서둘러서 안되는 일도 있다. 
최근 빙하가 있는 남쪽 지역에 센터를 짓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0시간이 넘는 거리를 자주 왕복해야 했다. 운전자를 교대하며 시골길을 밤새도록 달리는데 타조떼를 만나기도 하고 하늘에서 쏟아질 것 같은 수많은 별들을 보기도 했다. 고속도로로 달리면 목적지에는 빨리 도착할 수 있지만 이렇게 좁은 지방도로를 달리면서 보고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인생도 장거리 여행과 같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될 때도 있지만, 지방도로를 달릴 때처럼 여러 굴곡과 장애물을 지나야 할 때도 있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만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매순간 만나는 모든 과정이 인생의 귀한 경험인 것이다. 우리가 단지 원하는 인생의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 우리 마음속에 목적지를 향한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도현 선교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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