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을 넘게 한 무전 전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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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을 넘게 한 무전 전도여행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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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 이곳 페루에 온 지도 벌써 8개월이 되었다. 페루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져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전 기도회 시간에 선교학생 ‘프랑’이 무전 전도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한계 밖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신앙을 배우고 돌아가길 바란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났고, 남은 시간 동안 페루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정말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얼마 후 신재훈 목사님께서는 선교학생 프랑, 알바로 형제와 함께 지진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던 친차(Chincha) 지역으로 무전 전도여행을 허락하셨다.
베드로는 가족도, 배도, 잡은 물고기도 다 버리고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랐지만 자신을 믿는 마음을 버리지 못해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을 드러내길 원하셨다. 나도 이번 무전 전도여행을 통해 교회 안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누구보다 어두웠고 가려졌던 내 마음을 드러내고 싶다고 기도했다.

드디어 무전 전도여행을 위해 친차로 떠나던 날 아침에 목사님께서는 “네 마음이 아닌 예수님의 마음으로 가서 복음을 많이 전해라”고 말씀하셨다. 버스를 타고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린 지 3시간 30분 만에 친차에 도착하여 친구가 적어 준 부모님의 주소를 들고 찾아갔다. 하지만 곳곳에 지진으로 무너진 집 때문에 결코 찾기가 쉽지 않았고, 쨍쨍 내리쬐던 햇볕과 무거운 가방은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지치게만 했다. 다행히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집을 찾을 수 있었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신 아주머니는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아 우리 모두 기뻐했다.

다음날 아침 “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무너진 이곳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리라”고 다짐한 우리 셋은 친차 중앙광장에서 각자 흩어져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3시간쯤 지났을까, 얼굴은 벌써 빨갛게 달아올랐고 우리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생각처럼 하나님을 찾지 않는 것 같았다.
지진 때문에 쓰러진 집을 수리하는 등 다들 나름대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장소를 바꾸어 시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자 복음을 전하기가 더 부담스러웠다. 하루 종일 걷다 보니 몸은 이미 지쳐 있었고 배도 고팠다. 거기다 해가 지니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아무도 우리를 받아주지 않았다.

내 마음은 이미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누가 먹을 것 좀 안 주나?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하지?’라는 육신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른 단원들이 은혜를 입은 간증은 많이 들었지만 우리 팀은 은혜를 입지 못한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밤 11시 30분쯤 경찰에게 부탁하여 舊시청 건물의 추운 바닥에 침낭을 깔고 누웠지만, 이런 식으로 토요일까지 어떻게 지낼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정리/ 정민승 기자 mins8003@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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