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드라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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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드라스①
단기선교사 간증 - 박성기(성균관대 경영학부 2)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5.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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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에 대학생 단기선교사들이 파송되어 힘있게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연약함을 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단기선교사들의 간증을 연재한다.
 
힌두의 나라 인도에 복음을 들고…


인도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이곳 인도 마드라스에 온 지도 9개월이 다 되어간다. 하나님이 쓰시기에 합당하지 않은 나귀새끼와 같은 자인데 단기선교라는 귀한 복음의 일에 쓰임을 받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처음 인도로 단기선교지가 결정되었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하얀 천으로 온 몸을 둘둘 말고 다니는 인도인들과 온갖 짐승들로 더럽혀진 도시의 모습이었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났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한번쯤 어려운 나라에서 고생하며 1년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불평을 잠재우고 인도로 오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2005년 3월 10일, 인도 첸나이 공항에 첫발을 내딛었다. 20여 년을 한국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던 내가 이역  만리 타국에 발을 내딛었을 때, 내 피부에 와서 닿던 뜨겁고 습한 공기가 이곳이 인도임을 새삼 실감하게 해주었다.

열악한 환경과 무더운 날씨

이곳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이 내게 하신 일은 그동안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수많은 기준과 고정관념들을 깨는 일이었다.

 

이곳에 처음 와서 먼저 놀랐던 것이 차도였다. 온 차도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오토뤽사(이곳 대중수단)’, 자전거, 심지어 사람들까지 뒤범벅이 되어, 가운데 그려져 있는 중앙선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곳에서 1년을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날씨는 얼마나 덥던지 한국에서는 웬만한 더위에는 아랑곳 않던 내가 45도를 훌쩍 넘겨 버리는 이곳 날씨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너무 날씨가 더우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고 멍해져갔다. 성경을 읽어도 머리에 하나도 입력이 안 되고 복음을 전할 때도 자꾸 헤매곤 했다. 이러다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얼른 구구단을 외워 보기도 했다.

영어로 복음을 전하고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조금씩 적응을 하게 되고 대학가로 전도를 나가게 되었다. 10여 년간 영어를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실전에서 내 영어실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했다. 내가 알고 있던 문법들을 통째로 뜯어고치며 ‘살아있는 영어’를 배워나갔다.

5월 중순경에 목사님 내외분이 스리랑카로 전도여행을 가시면서 예배 때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다. ‘한국말로도 설교를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어떻게 영어로 설교를 하나?’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이 이미 내 형편을 알고 이 일을 허락하셨다면 하나님이 모두 책임지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막상 단 앞에 서니 떨리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말문이 턱 막히기도 했다. 그렇게 한 10분쯤 지났을까. 비록 완벽하지 않고 다소 서투른 영어였지만 은혜롭게 예배를 마칠 수 있었다. 진땀을 빼며 강단에서 나오던 나에게 한 인도 형제가 “굉장히 훌륭한 영어였다”며 어깨를 다독거려 주었다. 그때 하나님은 나에게 나를 바라보지 말고 ‘약속의 말씀’을 바라봐야 함을 가르쳐 주셨다.

이때부터 내게 영어로 말씀을 전할 기회가 꽤 많아졌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형편을 이미 아시고 미리 부담을 뛰어 넘게 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음 호에 계속>

정리/ 고정연 기자 jyko@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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