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의 못다한 이야기
상태바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의 못다한 이야기
[탐방] 평창동계올림픽 특별취재팀 방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8.03.06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9일부터 2월 25일까지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의 특별취재팀으로 활약했던 본사 3명의 기자들이 모여 기사로 쓰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림픽을 위해 함께 달려온 숨은 주역들

송미아 기자 올림픽이 벌써 끝났네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경기장과 편의시설, 음식, 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며 느낀 점을 얘기해보도록 하죠.   
김광현 기자 저는 개막식 날 밤, 멋진 사진을 위해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 야산을 향해가다 눈 덮인 논에 발이 빠졌어요. 그 추운 날, 발이 꽁꽁 얼어서 감기에 된통 걸렸지요.(웃음) 
김인나 기자 그날은 정말 추웠어요. 대회기간에도 바람이 심해 일부 스키종목은 연기되기도 했지요. 
광현 2011년 2월 IOC평가단을 맞던 날도 너무 추웠는데, 눈 속에서 깃발을 흔들며 ‘평창’을 외치던 주민들을 TV로 보며 울컥했습니다. 주민들은 술 한 잔을 하더라도 ‘올림픽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했다는데요. 올림픽 기간에는 차량 2부제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며 힘을 보탰어요. 이번 올림픽의 공은 주민들에게 돌려야 할 듯합니다.(모두 박수)  
인나 1만 4202명의 자원봉사자도 숨은 공신이지요. 
광현 맞아요. 바이애슬론 결승전 때 추위에 떠는 관객들에게 핫팩을 나눠주고, 밤 10시가 넘어 귀가하는 관객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봉사자들 때문에 피곤이 눈 녹듯 사라지더라고요.     

외국 관광객들 호평…통역 서비스 등에 아쉬움

미아 20명 남짓한 외국인 선수, 관광객과 인터뷰를 하며 소감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국 방문이 처음인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그뤠잇’을 외쳤습니다.(모두 웃음) 경포대에서 만난 캐나다 관광객들은 자신이 머문 펜션의 이름까지 알려주며 여름에 한 번 더 방문할 계획이라더군요.  
광현 그런데 강릉이 아닌 평창에서 만난 외국 관광객들은 웨스턴 푸드점을 찾지 못해 편의점이나 호텔을 찾았어요. 30여 가지가 넘는 한국전통음식이 제공되는 K-푸드 플라자 옆에 웨스턴 푸드점 하나 정도는 마련해도 좋지 않았을까요. 
인나 통역을 요청하려고 호텔을 찾는 관광객도 많았지요. AI 콜센터, 통역안내전화 1330, 자동통번역 서비스 앱 ‘지니톡’으로 세계 최초 언어 장벽 없는 올림픽을 지향했는데 손에 잡히는 정보 전달과 통역센터가 없다보니 급한대로 호텔을 찾아 서비스를 요청한거죠.   

평창 주민들에 대한 배려 부족은 옥에 티

광현 안내 부족으로 올림픽 플라자에 들어가지 못한 노부부는 정말 안타까웠어요. 원래 음식물과 병은 반입금지라네요. 이분들은 새벽부터 준비해온 도시락을 둘 곳이 없어 그냥 돌아갔어요. 검색대에 맡겨진 물품의 분실은 책임지지 않는데다 보관소도 없었지요. 하루 수백 건 불만이 터지니 담당자가 ‘보관소를 만들어 달라’며 고충을 토로했지만 IOC측은 묵묵부답이었답니다. 
인나 보관소가 없어서 검색대 밑에 반입금지 물품인 과일, 케이크, 약병들이 널려 있었어요. 또한 일부지만 음식물을 보관할 수 없어 급히 먹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미아 외신기자들의 황당한 경험도 있었어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 가려면 진부역에 내려야 하는데 이름만 보고 평창역에 내린 거예요. 평창역에서 스타디움까지는 택시로 30분 이나 걸리거든요. 진부역에서는 15분이구요. 그나마 올림픽기간에는 진부역에서 셔틀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운행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서울에서 1시간 25분간 KTX를 타고 진부역에 내려, 버스를 한 번 더 갈아타야 스타디움에 도착해요. 그 버스들도 하루에 4번만 운행된답니다. 
인나 매표상황도 매끄럽지 않았어요. 크로스컨트리 티켓을 사려고 긴 줄을 섰는데 2만 원 표는 매진되고 10만 원 표밖에 없어 돌아와야 했던 것 기억나죠? 한 선수의 가족도 경기티켓을 사려다가 비싼 티켓 밖에 없어서 그냥 돌아갔대요. 그런데 관중석이 너무 많이 비어있어서 안타까워 했어요.
미아 올림픽을 많이 참석했다는 한 관람객도 내·외국인 관람객이 적어 내심 놀랐답니다. 
광현 10년간 올림픽을 준비한 주민들의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주차문제 등 주민을 배려하지 않은 운영의 미흡함은 차치하더라도 주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음식이나 맛집 책자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다양한 정보가 없으니 사람들이 붐비는 맥주집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는 독일인의 말은 새겨 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후기: 이제 평창올림픽은 끝났다. 놀랍게도 세계 7위의 성적과 함께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점에 국민 모두가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이는 정부, 조직위, 선수는 물론 강원도민의 헌신적인 노력과 전 국민의 성원이 이루어낸 결과임에 분명하다. 이 하나된 힘을 2020 도쿄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이어가길 기대한다.
송미아 기자·김인나 기자 miasong@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