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는 갈등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기간 이념과 지역 갈등이 주요 갈등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세대 간의 갈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앙리할아버지와 나’ 연극이 눈에 띈다.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프랑스 극작가의 작품을 재구성한 번안 작품으로, 괴팍한 성품의 소유자 앙리할아버지와 상큼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일상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연극 초반에는 ‘고집스럽고 깐깐한 앙리할아버지와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대학생 콘스탄스가 과연 함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연극이 전개되면서 앙리할아버지의 진솔한 조언이 방황하는 대학생에게 큰 교훈과 따뜻한 사랑으로 전달됐다. “인생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게 아니야. 사랑하는 데 얼마나 성공했느냐가 중요하지. 그리고 감기에 걸리지 마라.”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 등 역대급 배우의 더블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으며 객석 점유율 94%를 기록하는 등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이를 보며 세대 간 소통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 설 명절이다. 이번 명절에 만나는 가족과 친척 사이에서도 모두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보다 더 따뜻한 명절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설을 앞두고 시댁 갈 준비를 해야 하는 기자의 마음이 연극 때문인지 그 어느해 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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