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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챔피언을 향한 난민 복서 이흑산 인생스토리[이슈 & 이슈] 3만여 난민신청자들에게 희망의 상징 된 한국 챔피언

1994년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에 난민신청자는 3만여 명에 이른다. 먼 나라 이야기로만 여겼던 난민이 올해만도 1만 명을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세간에 관심을 받고 있는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 출신의 난민 복서 이흑산(본명, 압둘라예 아싼, 34) 선수를 만나보았다.

카메룬에 생명의 위협 느껴 한국에 망명 신청

지난 11월 25일, 서울 강북구 신일고 체육관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복싱M) 주관 웰터급(66.68㎏) 경기에서 한국 챔피언 이흑산이 일본의 바바 카즈히로(25)를 3라운드 2분 54초 만에 KO로 제압하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복싱선수로는 유례없는 언론의 관심을 받은 그는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 출신의 난민 복서다. 태극기가 새겨진 권투복을 입은 이흑산은 키 180cm, 양팔 길이 187cm로 웰터급에서 월등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첫 국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6전 5승(3KO) 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폴 비야(84)가 35년 넘게 집권하는 독재국가 카메룬. 이곳 출신인 이흑산은 2015년 8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 카메룬 대표로 참가했다가 가혹행위로 인한 생명의 위협이 계속되는 군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대회기간 중 망명신청을 하였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캐나다 여자 프로복서인 에이미의 도움으로 천안에서 1년 4개월을 지냈다. 이곳에서 그는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제시할 수 없어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로 가산점을 얻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링 위에 올랐다.

난민 지위 인정받고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훈련

다행히 지난 해 12월 이경훈(전 한국 미들급 챔피언, 54) 코치를 알게 된 이흑산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프로로 전향할 수 있었다. 
추방의 위험이 있는 이흑산을 비즈니스 마인드로 받아들였다는 이코치는 “현재 한국에는 세계 챔피언이 없다. 뛰어난 체격조건을 갖춘 이흑산 선수가 세계 챔피언이 되면 우리나라의 프로복싱시장이 활성화되고 복싱강국으로서 일어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욱이 난민이 챔피언이 되면 국가의 이미지도 좋아질 뿐 아니라 난민들도 힘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바램처럼 이흑산은 지난 5월 27일 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고 공익법센터 어필(APIL) 이일 변호사의 도움으로 7월, 드디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흑산은 내년 4월 예정인 정마루(한국 웰터급 최강자, 30)와의 WBA 아시아 타이틀매치에서 우승하면 세계 랭킹 15위 안에 들어가 세계 챔피언도 꿈꿀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난민인정률은 3% 수준에 그쳐

이흑산은 지난 7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며 추방의 두려움에서는 벗어났지만 한국에서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다.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었다는 것은 ‘한국정부로부터 돈을 받을 자격’이 아닌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과 외국에 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주어진 것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난민인정률은 3% 수준이다. 전체 난민신청자 3만여 명 가운데 난민 인정을 받은 숫자는 767명,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은 1446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 세계 평균 38%에 훨씬 못 미친다.
난민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이종혁(45) 씨는 “우리가 일제침략으로 국가 없는 난민이 되고 6.25전쟁으로 전쟁난민이 되었을 때 미국・영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경제부국으로 성장했다.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범죄가 일어날 것이라 우려한다. 하지만 이들은 3D업종에서 일하며 많은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추방당할 것을 두려워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라며 “오히려 난민들로부터 각 나라의 문화를 흡수하여 우리의 콘텐츠로 만들면 경제적 부담이라는 산술적인 손해보다 그들을 포용해서 얻는 무형적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복싱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일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이흑산은 “카메룬에 송환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나에게 한국은 새로운 삶을 주었다. 앞으로 경제적인 부분만 해결된다면 계속해서 복싱을 하여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다. 또한 한국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미래의 꿈을 밝혔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사진/ 원종일 객원기자 rashom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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