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어떻게 측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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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어떻게 측정될까?
[탐방] 80여 년간 서울 날씨 기록해 온 서울기상관측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4.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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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가 연이어 기승을 부리면서 날씨 예보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날씨는 어떻게 측정되고 있는지 기후변화를 관측하는 서울기상관측소를 찾아가 보았다.

첫눈·개화(開花) 시점 등 판단하는 기준점은

지난 4월 6일, 기상청은 서울의 벚꽃이 개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마다 일조량과 기온 차이로 벚꽃의 개화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면 기상청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일까? 바로 서울기상관측소의 왕벚나무이다. 서울의 벚꽃 개화 시점은 이 나무를 기준으로 하며, 한 나무에서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피었을 때를 개화로 본다. 
이렇게 서울기상관측소는 기온, 강수량, 황사, 지진 등의 관측 뿐만 아니라 꽃 피는 시기, 첫눈, 한강 결빙 같은 관측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서울의 다른 곳에 눈이 내려도 이곳 송월동 기상관측소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첫눈으로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서울 모든 날씨들의 기준이 된다.
서울기상관측소는 1907년 낙원동에서 경성측후소로 처음 기상관측을 시작했으며 1933년 지금의 장소로 이전했다. 기상관측은 정해진 시각, 일정한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1998년 기상청이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옮긴 이후에도 여기서 계속 서울 날씨를 측정하고 있다.

실시간 관측 데이터, 기상 예보의 자료로 활용  

지난주, 기자는 경희궁 뒤편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종로구 송월길 52)를 방문했다. 하얀 외벽의 고풍스러운 건물 앞에는 단풍, 벚꽃, 개나리 등의 표준목이 자리하고 있었고 마당에는 온도계, 강우량계, 지진계 등 다양한 관측기구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기상상태를 일일이 관측했지만 기상관측도 점점 자동화로 바뀌면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매 분마다 기상 변동 상황을 수집한다. 그 데이터는 실시간 기상청에 보고되고 기상 예보의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김성중 서울기상관측소장은 “기계로 날씨를 관측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지만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목측(目測)으로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곳의 직원들은 기상 상태 관찰을 위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겨울에는 한강 결빙 상태를 파악하려고 새벽에 한강을 찾을 때가 많은데 자살하려고 온 것으로 오해 받기도 했다”고 김 소장은 웃으며 말했다. 때론 예보가 틀려 손해를 봤다며 다짜고짜 욕을 하는 사람들의 항의성 전화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애환과 함께 지난 80여 년간 쌓아 온 서울기상관측소의 방대한 기록은 오늘날 여전히 서울 날씨의 주요 지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상 정보가 되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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